서방·러 중재 나서나?…대러 보복조치 가담 내부비판 감안한듯
(베를린=연합뉴스) 이광빈 특파원 = 영국을 비롯한 서방세계와 러시아가 영국에서 벌어진 러시아 이중스파이 독살 기도 사건으로 신냉전 기류를 형성하는 가운데, 독일 정부가 러시아와의 대화 의지를 나타냈다.
하이코 마스 독일 외무장관은 1일(현지시간) 발행된 일요신문 빌트 암 존탁과의 인터뷰에서 러시아의 독살 기도 사건의 배후 의혹에도 불구하고 독일은 러시아와 대화에 나설 의향이 있다고 밝혔다.
마스 장관은 "러시아가 최근 신뢰를 많이 잃어버렸다는 점에는 의심의 여지가 없다"면서도 "동시에 러시아가 다자간 질서에서 지역 분쟁을 완화하고 군비를 축소하는 데 중요한 축이기 때문에 파트너로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마스 장관은 "이런 이유로 우리는 대화에 열려있고, 러시아가 의향이 있다면 신뢰를 점진적으로 재구축하기를 희망한다"고 말했다.
독일은 러시아에 대한 영국의 보복조치에 동조해 러시아 외교관 4명을 추방했다.
지금까지 미국과 유럽 등 서방 국가에서는 러시아에 대한 보복조치로 150여명의 러시아 외교관을 추방했고, 러시아도 이들 국가의 외교관을 추방하는 등 긴장이 고조되고 있다.
독일의 대화 의지는 그동안 독일이 러시아를 견제해오면서도 우호적인 관계를 맺어온 점을 감안하고, 서방 국가와 러시아 간의 중재 역할을 하려는 의도로 풀이된다.
독일 정부는 러시아와의 '외교 전쟁'에 발을 디딘 와중에도 러시아의 천연가스를 원활하게 도입하기 위해 발트 해에 가스관을 매설하는 '노르트 스트림 2' 건설사업을 최종 인가하기도 했다.
또한, 독일 정치권 내부에서 러시아에 대한 제재 대열에 합류한 것에 대한 비판론이 일어난 점도 대화의 필요성을 강조한 배경이라는 분석이다.
독일 대연정의 한 축인 사회민주당에서는 러시아 외교관에 대한 추방 결정이 성급했다는 지적이 잇따라 나오고 있다.
lkbi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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