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국 '비정상적 성관계' 반대로 상영 못 한 듯
(홍콩=연합뉴스) 안승섭 특파원 = 중국에서 동성애를 소재로 한 영화의 상영이 잇따라 취소됐으며 여기에는 당국의 반대가 개입한 것으로 여겨진다고 홍콩 명보가 1일 보도했다.
명보에 따르면 이달 15일부터 8일간 열리는 제8회 베이징국제영화제에 당초 동성애 영화 '콜 미 바이 유어 네임'이 초청됐으나, 갑작스럽게 상영이 취소됐다.
지난달 발표된 초청작 목록에는 있었으나, 현재 영화제 공식 사이트이나 예매 사이트에서는 찾아볼 수 없다.
안드레 애치먼의 소설 '그해, 여름 손님'을 스크린에 옮긴 영화 '콜 미 바이 유어 네임'은 한 소년과 청년의 사랑을 세심하게 그렸다. 이 영화의 각색을 맡은 제임스 아이보리 감독은 올해 아카데미 각색상을 받았다.
'콜 미 바이 유어 네임'의 상영 취소 배경에는 중국 당국의 반대가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베이징시 정부와 함께 이 영화제를 공동 주최하는 국가신문출판광전총국이 지난해 6월 통과시킨 프로그램 심의 준칙은 '비정상적 성관계는 편집, 삭제한 뒤 방영할 수 있다'고 규정했다. 비정상적 성관계는 불륜, 동성애, 성범죄 등으로 규정됐다.
한편 홍콩 스타 장국영의 15주기인 4월 1일에 맞춰 베이징의 한 극장에서 장국영이 출연한 '패왕별희', '동사서독' 등을 상영하기로 했으나, 갑작스럽게 상영이 취소된 것으로 전해졌다.
'패왕별희'는 청나라 말기부터 중국 문화대혁명 시기까지 경극 배우들의 애환을 다룬 영화로, 경극 배우들의 동성애 관련 내용이 나온다.
중국 공산당은 최근 당정 기구 개편에서 당 중앙선전부가 직접 신문, 출판, 영화 등 미디어 사업을 관장하도록 해 앞으로 영화 내용에 대한 검열은 더욱 강화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ssah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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