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초구, 지구단위계획안 마련…법원단지 고도제한 완화 등 추진
롯데칠성·코오롱 부지, 블록별 자율개발 허용
(서울=연합뉴스) 고웅석 기자 = 서울 강남역과 서초역 사이 서초대로가 구역별 맞춤형으로 개발된다.
서초구는 서초대로 일대 58만㎡에 대해 구역별로 주변 여건에 따라 용도지역을 상향 조정하는 '서초로 지구단위계획안'을 마련하고 오는 5일부터 열람 공고에 들어간다고 2일 밝혔다.
서초구는 주민 열람공고 일정이 마무리되면 구 도시계획위원회의 자문을 거쳐 4월 말 서울시에 계획안을 제출할 방침이다.
서초로 지구단위계획안 주요 골자는 ▲ 국내에서 처음 시도되는 도로미보상 토지 '선 기부채납' 도입 ▲ 법원단지 일대 리모델링활성화구역 지정 ▲ 장기간 방치된 롯데칠성·코오롱부지 일대 블록별 자율개발 허용 ▲ 민간주도의 신개념 도심재생기법인 '서초형 타운매니지먼트' 도입 등이다.
우선 구는 1978년 서초로를 내면서 보상이 이뤄지지 않아 매년 서초구가 도로 사용료로 2억3천만원을 지급하고 있는 사유지 49필지에 대해 국내 최초로 선 기부채납 방식을 적용할 계획이다.
국내 최초로 도입이 시도되는 선(先) 기부채납은 통상 개발 후에 도로나 시설 등을 무상으로 제공하는 종전 방식과 달리 개발 전에 토지 소유주가 미리 도로용 땅을 기부하고 그 대가로 주변 부지의 용적률을 높이는 혜택을 받는 것이다.
현재 서초대로는 도시계획상 도로 폭이 40m이나 실제는 30m밖에 되지 않는다. 나머지 10m는 대부분 도로 양쪽의 인도로 사용되고 있는데, 이 땅의 40.5%가 사유지다. 이 때문에 매년 서초구가 토지 소유주에게 도로 사용료 2억3천만원을 지급하고 있고, 4건의 소송도 진행되고 있다.
구는 토지 보상이 제때 이뤄지지 않아 국공유지로 확보하지 못한 서초대로 49필지에 대해 선 기부채납을 적용한 뒤 넓은 보행 공간을 마련해 걷고 싶은 거리로 조성할 계획이다.
토지 소유주가 선기부채납하면 주변 부지 용적률을 1천%까지 상향 조정받는 혜택을 누릴 수 있고, 서울시는 1천300억원에 달하는 토지보상비를 절약할 수 있을 것으로 서초구는 추산하고 있다.
이번 계획안에는 또 최고고도지구로 묶여 있는 법원단지 일대를 리모델링 활성화 구역으로 지정해 용적률과 높이 등의 규제를 완화하는 방안이 담겼다.
현재 법원단지 일대는 7층 이하 제2종일반주거지역으로 묶여 있는 데다 40년 전에 지정된 최고고도지구로 28m 이하의 고도제한까지 있다 보니 노후 건축물의 신축 등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구는 장기적으로 법원단지 일대 최고고도지구 해제안을 서울시에 건의할 방침이다.
장기간 방치된 롯데칠성과 코오롱 부지 등 미개발지 8만㎡를 토지 소유 현황에 따라 특별계획구역으로 지정하고 대규모 부지간 연계 개발과 소규모 인접 부지간 블록별 자율개발 등을 허용하는 내용도 계획안에 포함됐다.
구는 또 서초대로변 일대 법원단지와 롯데칠성·코오롱부지에는 주민이나 상인, 건물주 등이 함께 주도해 거리의 활력을 살리는 '서초형 타운매니지먼트'를 도입해 추진할 계획이다.
상습 침수 피해 지역인 진흥아파트 일대 부지는 제3종일반주거지역에서 준주거지역으로 용도를 상향하고, 그 대신 공공기여를 통해 지하에 약 5만t 규모의 빗물저류조를 설치하는 내용도 계획안에 추가됐다.
이밖에 계획안에는 서초대로변에 신축하는 건물 전면부나 좌우 측면에 외부 계단을 두어 도로에서 지하 1층이나 지상 2층으로 곧바로 출입할 수 있도록 하는 건물 디자인 가이드라인도 담겼다.
이는 건물 내 상점 등에 대한 접근성을 개선함으로써 거리 활력지수를 높이고 지역경제도 활성화하기 위한 것이라고 서초구는 설명했다.
조은희 구청장은 "서초대로는 40년 이상 토지 보상이 안 된 채 막대한 혈세 낭비와 행정의 불신을 초래해왔던 곳으로, 오랜 고민 끝에 이번 지구단위계획안을 마련했다"며 "서초로 지구단위계획이 결정되면 상대적으로 소외됐던 서초대로 일대가 활력을 되찾아 글로벌 명소로 발돋움할 것"이라고 말했다.
freemon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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