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은, 출연진과 일일이 악수…"레드벨벳을 보러 올지 관심 많았는데…"
(평양·서울=연합뉴스) 평양공연공동취재단 박수윤 기자 = 김정은 북한 노동당 위원장이 지난 1일 남측예술단 공연 '봄이 온다'를 관람한 뒤 출연자들과 담소를 나누고 기념촬영을 했다.
'가왕' 조용필, 최진희, 이선희, 강산에, 윤도현, 백지영, 정인, 알리, 서현, 김광민, 걸그룹 레드벨벳 등 11팀(명)의 가수들로 구성된 남측예술단은 평양 대동강지구 동평양대극장에서 '남북평화 협력기원 남측예술단 평양공연 - 봄이 온다'라는 제목으로 26곡을 선사했다.
김 위원장은 공연에 앞서 도종환 문화체육관광부 장관과 나란히 서서 대화를 나눴고, 공연이 시작된 뒤에는 중간중간 밝은 표정으로 박수를 보냈다. 북한 최고지도자가 남측예술단의 평양공연을 직접 관람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김 위원장은 공연을 관람한 뒤 우리 가수들과 일일이 악수하며 "우리 인민들이 남측의 대중예술에 대한 이해를 깊이 하고 진심으로 환호하는 모습을 보면서 가슴이 벅차고 감동을 금할 수 없었다"고 말했다.
또 "내가 레드벨벳을 보러 올지 관심들이 많았는데 원래 모레(3일 공연에) 오려고 했는데 일정을 조정해서 오늘 왔다"면서 "평양시민들에게 이런 선물 고맙다"고 덕담을 건넸다.
김 위원장은 "남측예술단의 이번 평양 방문이 민족의 하나 된 모습을 과시하는 의의 있는 계기가 되기를 바란다"는 기대를 표명하면서 기념촬영을 했다.
기념사진에서 김 위원장의 옆에는 레드벨벳의 아이린이, 김 위원장의 부인 리설주의 옆에는 조용필이 섰으며 정인과 레드벨벳의 웬디는 꽃다발을 품에 안았다.
도 장관은 공연이 끝난 뒤 기자들에게 "(김 위원장이) 남측 공연 중 노래와 가사를 물어보는 등 많은 관심을 보였다"고 말했다.
출연진에 따르면 김 위원장은 "문화예술 공연을 자주 해야 한다. 남측이 '봄이 온다'라는 공연을 했으니 가을엔 결실을 보고 '가을이 왔다'라는 공연을 서울에서 하자"고 즉석에서 제안했다.
객석의 반응도 이례적으로 뜨거웠다.
2003년 류경 정주영체육관 개관기념 통일음악회에 출연했던 신화는 최근 기자간담회에서 "파워풀한 댄스곡을 보여드렸는데 관객들이 호응 없이 바라봐주셔서 난감했다"며 다소 정적이었던 당시 분위기를 전한 바 있다.
그러나 15년 전과 달리 이번 공연에서 북측 관객들은 머리 위로 손을 흔들며 음악을 즐기는 모습이었다. 특히 모든 출연진이 공연 말미 '우리의 소원'을 합창하자 객석에서는 기립박수가 터졌으며, 출연진은 꽃다발 세례를 받았다.
레드벨벳 예리는 공연을 마친 뒤 기자들과 인터뷰에서 "저희가 생각했던 것보다 훨씬 크게 박수를 쳐주시고 따라 불러주시기도 했다"며 "그것 때문에 긴장이 많이 풀렸다"고 말했다. 아이린도 "숨이 차 하니까 관객들이 웃으며 박수를 쳐주셨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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