뮬러 의회조사관 재임명·해임처분 항소법안 등 거론
(서울=연합뉴스) 김화영 기자 = 미국 의회에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에 대한 탄핵론이 지속하고 있음에도 '말의 성찬'에 그칠 가능성이 더 크다고 미 일간 뉴욕타임스(NYT)가 1일(현지시간) 전했다.
여당인 공화당이 차단막을 치고 있는 데다, 트럼프 대통령 탄핵이라는 미 헌정사상 초유의 정치적 혼란을 피해가야 한다는 공감대가 저류에 있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트럼프 대통령이 자신의 대선캠프와 러시아 간의 내통 의혹인 이른바 '러시아 스캔들'을 수사하는 로버트 뮬러 특검을 해임하더라도, 불길이 탄핵으로 옮겨붙을 가능성은 높지 않다는 진단이다.
더 나아가, 뮬러 특검이 해임되더라도 충격을 완화할 수 있는 다양한 대안들이 물밑에서 논의되고 있다는 것이다.
NYT에 따르면 미 의회 1인자인 폴 라이언(공화·위스콘신) 하원의장과 하원 법사위원회의 로버트 굿랫(공화·버지니아) 위원장은 지금까지 탄핵을 구체화하는 어떠한 언질도 내놓지 않았다. 뮬러 특검이 실제 해임될 가능성은 낮다는 게 공화당 지도부의 시각이라고 보좌진은 전하고 있다.
반면, 민주당은 트럼프 대통령이 뮬러 특검의 해임에 나서더라도 직접 개입하지 않는 시나리오를 선택하면서 '김빼기'를 할 것으로 보고 있다.
예컨대, 제프 세션스 미 법무부 장관과 로드 로젠스타인 부장관을 개각을 통해 먼저 경질한 후, 새 법무부 장관이 '특검 수사가 더는 불필요하다'는 논리를 내세워 자신의 권한으로 뮬러 특검을 해임하는 방법이다.
결과는 같지만, 정치적 대충돌을 우회하는 방법으로 거론된다.
민주당은 이 경우 트럼프 대통령 탄핵론이 공화당의 지지를 받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고 현실적인 차선책 마련에 부심하고 있다.
먼저, 공화당의 협조를 끌어내 의회에서 특검을 임명하는 방법이다. 해임된 뮬러 특검을 '의회 특별조사관'으로 임명하거나, 새로운 법안을 통과시켜 뮬러 특검 또는 제3의 인물이 트럼프 대통령의 영향권에서 벗어나 행정부에서 조사를 계속하도록 하는 방안 등이다.
뮬러 특검의 해임 시 의회가 그에게 그동안의 조사 결과 일체를 의회에 넘기도록 하거나, 트럼프 대통령의 불신임을 압박하는 방안도 거론되고 있다.
뮬러 특검이 해임되더라도 법원에 해임 처분을 항소할 수 있도록 의회가 법적 뒷받침을 해주는 방법도 회자된다.
이는 대통령 탄핵이라는 파국만은 막아야 한다는데 여야의 생각이 일치하기 때문이라고 NYT는 전했다.
린지 그레이엄(공화·사우스캐롤라이나) 상원의원은 "법치는 우리 모두에게 소중하다"며 "그것이 손상됐을 때 어떤 일이 벌어지는지를 예측하는 데는 큰 상상력이 필요하지 않다"고 말했다.
quintet@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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