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 추경 당정 열고 시급성 강조…개헌도 "이달 하순 이전 성과내야" 압박
한국당, '관제개헌' 철회 요구하며 피랍사건 쟁점화 시도…바른미래당도 대여공세
평화·정의당, 제4 교섭단체 등록하고 활동 시작…존재감 확대 모색
(서울=연합뉴스) 강병철 기자 = 여야는 4월 임시국회 첫날인 2일 개헌, 추경, 민생 문제 등을 놓고 대립했다.
특히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은 개헌과 추경에 대한 야당의 전향적 자세를 요청한 반면 제1야당인 자유한국당은 아프리카 가나 해역에서의 한국인 선원 피랍사건을 집중적으로 거론하면서 대여공세를 시도했다.
바른미래당도 '쓰레기 배출 혼란' 사태를 언급하면서 대정부 비판에 가세했으며 공동교섭단체를 구성한 민주평화당과 정의당은 원내에서의 존재감 확보에 나섰다.
민주당은 이날 오전 7시 30분 국회에서 당정 회의를 열고 4월 국회에서 추가경정예산안을 통과하기 위한 여론전에 나섰다. 이 과정에서 민주당과 정부는 청년 실업의 심각성을 부각하면서 추경 처리의 시급성과 당위성을 강조했다.
김태년 정책위의장은 "이번 추경은 청년과 중소기업 등을 위한 것"이라며 "추경은 적기를 놓치지 않고 차질 없이 진행되는 게 매우 중요하다"고 말했다.
민주당은 개헌 문제를 놓고 야당에 대한 압박을 강화했다.
우원식 원내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에서 "국회가 개헌안을 합의해 국민과의 약속을 지켜야 한다"며 "4월 하순 이전에 가시적인 성과를 도출하도록 노력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민주당은 남북 정상회담과 6월 지방선거 등의 일정을 고려해 이달 20일 정도까지는 개헌 협상이 마무리돼야 한다는 입장이다. 그러나 지난주까지 진행된 2차례 여야 3당 원내대표 회동에서는 확연한 입장차만 확인한 상태다.
특히 개헌 저지선(국회의원 3분의 1·현재 293석 기준 98석)을 확보하고 있는 자유한국당(116석)은 개헌 시기와 권력구조 개편문제 등 주요 쟁점에서 여당인 민주당과 다른 의견을 내는 상태다.
한국당은 이날 오후 의원총회를 열어 '분권형 대통령 및 책임총리제'를 골자로 한 개헌 당론을 확정하고 전당적인 대응에 나설 예정이다.
김성태 원내대표는 이날 정세균 국회의장 주재의 여야 교섭단체 원내대표 회동에서도 "문재인 대통령의 독단적이고 일방적인 관제 개헌안을 하루빨리 철회해 달라"고 말했다.
한국당은 추경에 대해서도 "지방선거를 앞둔 선심성·선거용 추경"이라는 입장을 강조하고 있다.
나아가 아프리카 가나 해역에서 한국인 3명이 탄 어선이 납치된 것과 관련해 정부가 늑장 대응했다고 비판한 뒤 국회 외교통일위를 비롯한 관련 상임위 개최를 추진하겠다는 방침을 밝혔다.
바른미래당은 '쓰레기 배출 혼선'을 지적하면서 정부를 비판했다.
박주선 공동대표는 "재활용 쓰레기 생태계를 빨리 구축해야 하는데 정부는 지금 손을 놓고 있는 지경"이라고 비판했다.
바른미래당은 또 특별감찰법·방송법 개정안을 4월 국회 협조 전제조건으로 제시하면서 민주당을 압박했다.
이런 가운데 평화당과 정의당은 2일 공동교섭단체 '평화와 정의의 의원 모임'을 국회에 정식 등록하고 활동에 들어갔다.
정의당 노회찬 원내대표는 여야 교섭단체 원내대표 회동에 처음 참석한 자리에서 "개헌 논의가 난관에 봉착하고 국민적인 스트레스 되고 있는데 현 상황 타개에 노력하겠다"면서 "골든타임은 한 달"이라고 말했다.
민주당은 제4교섭단체 등장을 환영했다. 우원식 원내대표는 "안정적으로 출발할 수 있는 구조"라면서 "자동차 바퀴 같은 국회가 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민주당의 이런 반응은 기존 교섭단체 협상이 민주당과 한국당 및 바른미래당간 1 대 2 구도였는데 제4 교섭단체 합류로 2 대 2 구도로 바뀌게 됐다는 평가에 따른 것으로 보인다.
나아가 의석구도도 내용적으로는 범진보가 148석(민주당·평화당·정의당·바른미래당 내 비례대표 3명 포함 등), 범보수(한국당·바른미래당 등)는 145석으로 추경·민생법안 처리를 위해서는 평화·정의당과의 협력이 중요한 상태다.
이런 점에서 평화·정의당은 민주당과도 사안별로 협조하면서 몸값을 높일 것이란 전망이 많다.
개헌과 추경 등 주요 4월 국회 의제에 대한 여야간 입장이 이처럼 갈리면서 향후 처리 과정에서도 난항이 예상된다.
soleco@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관련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