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사 나온 임원들에 '성대한 대접'대신 '도시 매력' 보여주기 안간힘
(샌프란시스코=연합뉴스) 김현재 특파원 = "최고의 호텔, 주지사 관저의 성대한 만찬, 전세 비행기, 선물 따위의 과거 전통적인 접대 방식은 모두 잊어라."
5만 명의 일자리와 50억 달러의 직접 투자를 유인책으로 제2 본사 (HQ2)를 공모해 북미 300여 개 신청 도시 가운데 지난 연말 20개로 후보지를 압축한 아마존이 최근 시카고, 댈러스, 인디애나폴리스, 워싱턴 D.C. 등 10여 개 도시에 은밀히 실사단을 파견했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2일 보도했다.
WSJ는 "후보 도시 관리들은 검소한 아마존의 정신에 맞춰 성대한 대접을 피하고 48시간 미만의 실사 여행에서 자신들의 매력과 장점을 최대한 펼쳐 보일 방안 마련에 안감힘을 쓰고 있다"고 전했다.
예를 들어 도시의 장점과 성장 가능성을 이야기할 수 있는 저명한 대학 교수, 도시가 얼마나 창의적인 일에 관심을 두고 있는지를 설명할 수 있는 젊은 전문가 등을 실사단 설명회에 포함하는가 하면, 자전거와 보트 등 지역의 특성에 맞는 운송수단으로 본사가 들어설 수 있는 후보지를 돌아볼 수 있는 프로그램을 만들었다는 것이다.
한 도시의 유치 실무를 담당하는 공무원은 "그들은 100년의 결정을 한다"면서 "안락하고 푹신한 것은 모두 군더더기일 뿐"이라고 했다.
아마존은 방문한 도시 관리들에게 실사 내용을 비공개로 유지해 달라고 요청했다고 한다.
그러나 WSJ는 "아마존의 요청은 무의미한 것"이라면서 "도시 관리들이 오히려 라이벌에게 유리할 수도 있는 정보를 흘리지 않으려고 필사적이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그만큼 유치를 둘러싼 도시 간 신경전이 팽팽하다는 얘기다.
한편 WSJ는 "아마존은 회사의 성장과 고임금 직원의 유입에 대비해 도심 내부 확장력이 풍부한 곳으로 제2 본사를 결정할 가능성이 크다"면서 "본거지인 시애틀이 교통량 급증과 주택비용 상승 등의 비판에 직면해 있는 것을 반면교사로 삼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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