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왕길환 기자 = 미국 3대 교과서 출판사의 하나인 맥그로힐이 앞으로 초·중·고교 일반사회과 교과서에 한국의 역사와 문화를 적극적으로 반영하겠다는 의사를 밝혔다.
맥그로힐은 지난해 7월 '교과서를 통해 한국의 역사와 문화를 배울 수 있게 해달라'는 재미동포 청소년들의 편지를 받고 검토한 끝에 최근 "학생들이 추천하고 제안한 내용을 검토해 일반사회과 새 교과서에 반영하겠다"며 "학생들의 제안을 학술디자인 편집팀과 공유하고, 교육팀에서는 학생들이 추천하고 제안한 내용을 철저히 검토할 것"이라는 내용의 답장을 보냈다.
앞서 재미동포 초·중·고교생 50여 명은 맥그로힐을 포함해 호튼 미플린, 피어슨 등 출판사 6곳에 보낸 편지에서 "우리가 배우는 교과서에 삼국시대, 불국사, 석굴암, 금속활자와 직지심체요절, 훈민정음, 일제강점기와 독립운동가의 활약, 독도, 위안부 그리고 한국전쟁과 경제 발전까지 다양한 내용을 실어 미국 친구들과 함께 배우고 싶다"고 썼다.
학생들은 당시 같은 내용의 청원편지를 캘리포니아 주 교육부에도 전달했다. 주 교육부는 8학년까지 교과서를 정해준다.
재미동포 학생들이 교과서 출판사나 주 교육부에 이런 취지의 편지를 보낸 것은 처음 있는 일이었고, 긍정적인 답변을 얻어낸 것도 이례적인 일이다.
이들 학생은 자원봉사 교사들로 구성된 단체인 '에코-코리아'(대표 최미영)가 지난해 7월 진행한 캠프에 참가했다. 학생들은 '활동으로 배우는 미국 학교에서의 한국 역사문화'라는 주제의 캠프에서 개정된 캘리포니아 주 일반사회과 교육과정에 따라 앞으로 정규 학교에서 한국 역사문화를 더 많이 배우게 된다는 사실을 알게되자 출판사에 편지를 보냈다.
주 교육부는 커리큘럼을 만들고, 출판사는 교과서와 교육용 교재를 개발·출판한다. 교육부는 교과서와 교재 중에서 선택해 리스트를 만든 다음 부모와 교사들이 볼 수 있도록 전시한 뒤 교육부 채택 교재 리스트를 만들어 학교에 보내고, 학교는 원하는 책을 구매해 가르친다.
최미영 대표는 3일 "교육부 일반사회과 커리큘럼이 2016년 개정돼 한국에 관한 내용이 많이 들어갔지만, 출판사에서 이 내용을 교과서와 교재에 얼마나, 어떻게 반영하고 기술하는지 아주 중요하다"며 "교과서가 잘 만들어져도 교사는 자기가 아는 만큼만 가르치기 때문에 교사 훈련도 필요로 하는 등 갈 길은 멀지만 그래도 서광이 비친다. 더 많은 내용이 들어가도록 계속 운동을 펼치겠다"고 밝혔다.
'에코-코리아'는 한국 역사문화를 널리 알리기 위해 자원봉사 교사들이 지난 2012년 창립했다. 도산 안창호 선생의 흥사단(YKA) 정신을 이어받겠다는 의미에서 '더 영 코리안아메리칸 아카데미'(YKAA)라는 이름의 연례 캠프를 열고 있다. 오는 8월 6∼9일에는 '2018 YKAA 역사문화 캠프'(www.echo-korea.org)를 열어 미국 교과서에 나올 한국문화, 한국현대사, 미국사회 속 한인 역사와 한국을 알리는 방안 등의 주제를 놓고 토론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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