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세보다 저렴한 가격에 임차 의혹…관용기 유용논란 겹쳐 경질 후보 거론
(서울=연합뉴스) 김아람 기자 = 스콧 프루잇 환경보호청(EPA) 청장이 업계 로비스트로부터 아파트를 싸게 빌렸다는 의혹에 대해 백악관이 조사에 나섰다고 미 일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이 2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앞서 미 언론은 프루잇 청장이 지난해 취임 후 6개월간 에너지 업계 로비스트 스티븐 하트 부부가 소유한 워싱턴 아파트를 주변 시세의 3분의 1 가격에 못 미치는 하루 50달러(약 5만3천 원)에 빌려 사용했다고 보도한 바 있다.
하트의 로비회사는 오클라호마 가스·전력, 엑손모빌, 셰일업체 콘초 리소시스, 액화천연가스(LNG) 업체 셰니에르 에너지 등 EPA 감독을 받는 회사들을 담당한다.
WSJ는 한 백악관 관리를 인용해 이 같은 의혹을 "좀 더 깊이" 알아보고자 백악관이 조사에 들어갔으며, 프루잇 청장의 임차 계약은 '선물'이 아니며 연방 윤리 규칙을 위반하지 않았다는 EPA 발표에 백악관이 만족하지 못했다고 전했다.
EPA 윤리 담당관 케빈 미놀리는 지난달 30일 자 메모에 프루잇 청장이 내야 했던 한 달 치 월세 1천500 달러(약 158만 원)가 "합리적인 시장 가격"이라고 썼다.
프루잇 청장이 지낸 집과 비슷한 인근 방 2개짜리 아파트는 이날 기준 월세 3천750달러(약 397만 원), 4천740달러(약 502만 원) 등에 매물이 나왔다고 AP통신은 전했다.
아울러 아직 프루잇 청장의 자리가 위험하다는 신호는 없지만, 그를 옹호하는 사람도 소수라고 또 다른 백악관 관리는 WSJ에 밝혔다.
최근 트럼프 대통령은 렉스 틸러슨 국무장관, 데이비드 셜킨 보훈장관, 허버트 맥매스터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등 고위 각료를 잇달아 경질했다.
이에 추가 개각이 가속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오는 가운데 프루잇 청장도 경질 위기에 처한 각료로 꼽혀 왔다.
WSJ에 따르면 프루잇 청장은 한때 트럼프 대통령이 "내 변호사"라고 부를 정도로 신임을 받았다. 그러나 지난해 취임 후 관용기를 유용했다는 논란이 불거져 감찰을 받아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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