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 "냉전 때보다 서방과 관계 더 나쁘다"

입력 2018-04-03 11:36   수정 2018-04-03 11: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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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 "냉전 때보다 서방과 관계 더 나쁘다"



(서울=연합뉴스) 한상용 기자 = 러시아가 영국에서 발생한 '이중스파이 독살 시도' 사건에 대한 책임을 거듭 부인하면서도 이 사건으로 서방과의 관계가 악화 일로를 걷고 있다고 시인했다.
2일(현지시간) 영국 더타임스와 BBC 방송에 따르면 세르게이 라브로프 러시아 외무장관은 이날 모스크바에서 기자회견을 하고 현재 러시아와 서방과의 관계는 냉전 때보다 더 나빠졌다고 밝혔다.
라브로프 장관은 "냉전에 관해 많은 얘기가 나오고 있다"며 "전형적인 '냉전' 시대에는 나름의 규칙과 준수된 품위가 있었기 때문에 지금의 상황이 냉전 때보다 더 악화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는 "서방의 파트너 국가들, 무엇보다 영국과 미국 그리고 영·미를 맹목적으로 따르는 일부 국가들이 모든 체면을 버린 채 공개된 거짓말과 노골적인 오보에 의존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는 테리사 메이 영국 총리가 지난달 영국에서 일어난 러시아 이중스파이 세르게이 스크리팔(66)과 그의 딸 독살 시도 사건 배후로 러시아를 지목하고 영국과 미국이 러시아에 대한 제재를 주도한 것을 비판한 것으로 해석된다.
라브로프 장관은 영국과 서방국가들이 스파이 독살 시도 사건에 대응하기 위해 '유치한 게임'을 하고 있다며 러시아의 배후 의혹을 또다시 거부했다.
앞서 영국에 기밀을 넘긴 혐의로 수감 생활을 하다 죄수 맞교환으로 풀려난 중스파이 스크리팔(66)과 그의 딸 율리야가 지난달 4일 영국 솔즈베리의 한 쇼핑몰에서 의식불명 상태로 발견됐다.
영국 정부는 스크리팔 사건에 러시아가 군사용으로 개발한 신경작용제인 노비촉이 사용된 점을 근거로 러시아를 사건 배후로 단정을 지었다.
이에 영국과 미국은 자국 주재 러시아 외교관 23명, 60명을 각각 내쫓았고 현재 29개국이 러시아 외교관 추방 조치에 동참했다.
러시아도 이에 맞서 해당 서방국 외교관을 맞추방하고 있다.
러시아와 서방이 상호 추방한 외교관 수는 냉전 이후 최대 규모로 평가된다.

gogo213@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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