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닐봉지·일회용품 줄이기 노력…친환경 소재·종이 박스 사용
식품·패션업계 "비닐 포장 불가피"…포장재 등 대안 연구
(서울=연합뉴스) 유통팀 = 중국의 재활용 쓰레기 수입 중단으로 벌어진 재활용 대란에 유통·외식업체들도 일회용 비닐봉지 등을 줄이려고 노력하고 있다.
그러나 싼 비닐과 플라스틱 일회용품을 많이 쓰는 생산·소비 패턴이 바뀌지 않는다면 근본적인 해결책이 되기 어렵다는 지적이 나온다.
◇ 업계 노력하지만…'비닐 대체재' 없어 한계
4일 외식업계에 따르면 일회용품 사용을 줄이기 위해 할인 행사를 통해 여러 차례 쓸 수 있는 다회용 용기 사용을 장려하고 있다.
그러나 여전히 판지에 플라스틱을 덧댄 일회용 커피 컵이 일반 매장에서 널리 사용되는 등 재활용품을 줄이려는 노력이 부족한 실정이다.
맥도날드는 전국 매장에서 머그잔을 사용하고 있으며 개인 컵을 가져오는 고객에게 마일리지를 줘 3, 6, 9회째 무료 음료를 제공한다.
재생용지로 만든 종이봉투를 사용하고 메뉴 용지와 포장재는 열대우림 훼손을 최소화하는 용지로 변경하고 있다.
롯데리아와 엔제리너스 커피, 이디야커피도 일회용 컵 대신 텀블러나 머그잔 등을 사용하면 가격을 할인해준다.
외식업계 외에도 LG생활건강은 '그린패키징 가이드'를 개발해 불필요하게 큰 용기의 부피를 줄이고 투명 페트용기를 사용한다.
용기에 제품 라벨을 붙일 때는 물로 뗄 수 있는 접착제를 사용해 재활용률을 높이고 있다.
아모레퍼시픽은 매장에서 쓰는 비닐봉지를 친환경 소재로 제작한다.
한샘은 가구를 포장할 때 스티로폼보다는 종이박스를 우선으로 사용한다.
친환경 소재 개발에 나선 업체도 있다.
미국 스타벅스 본사는 지난달 21일부터 107억원 상당의 상금을 내걸고 '친환경 컵 공모전'을 진행하고 있다.
스타벅스는 공모전에 입상한 작품을 한국은 물론 전 세계 스타벅스 매장에 적용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CJ제일제당은 소맥피(밀 껍질) 등을 활용한 친환경 소재를 개발해 제품 포장 자체에 플라스틱 사용량을 줄이고 있으며 자연에서 미생물에 의해 분해되는 생분해성 소재를 개발하고 있다.
이러한 노력에도 대안이 없어 여전히 비닐을 쓸 수밖에 없는 업체들도 있다.
패션업체의 경우 새 옷을 보호하려고 비닐에 넣어 판매하기 때문에 비닐 사용이 불가피하다는 입장이다.
라면 등 식품업체도 마찬가지다.
농심 관계자는 "라면 포장의 경우 아직 비닐을 대체할 대안이 없다"며 "포장재 개발실에서 여러 대안을 연구하겠다"고 말했다.
택배로 주문 상품을 소비자에게 배송하는 홈쇼핑 업체도 재활용 쓰레기를 줄이고자 노력은 하겠지만, 한계가 있다는 입장을 밝혔다.
홈쇼핑 업체 관계자는 "옷을 포장 배송하는 경우를 생각해보면 비닐 이외 대체재가 딱히 없다"며 "재활용품 사용을 줄이려면 비용 문제가 크기 때문에 정부 지원이 없으면 쉽게 바뀌기 어려울 것이다"라고 말했다.
◇ 대형마트 "비닐봉지 판매 금지 장바구니 이용"
대형마트는 재활용 쓰레기를 줄이고자 이미 비닐쇼핑백을 없애고 대신 장바구니 이용을 권장하고 있다.
이마트, 롯데마트, 홈플러스 등 대형마트 5개사는 2010년 환경부와 비닐봉지 판매 금지 협약을 맺고 2010년 10월부터 일회용 비닐봉지를 사용하지 않는다.
대신 종량제 봉투와 종이봉투, 종이박스만을 판매하거나 제공하고 있다.
협약 전년인 2009년 기준으로 국내 대형마트에서 쓰이던 비닐봉지 약 1억5천만 장, 75억원가량의 비용을 줄인 것으로 추산됐다.
롯데마트는 지난해 3월부터 전 점포에서 대여용 장바구니를 도입해 일회용 종이봉투 줄이기에도 나섰다.
대형마트에서 판매되는 상품이 이미 비닐과 플라스틱 등으로 과대 포장돼 있어 비닐봉지 판매 금지가 재활용 쓰레기를 줄이는 해결책이 되기는 어렵다.
서울 중랑구에 사는 주부 박 모(60) 씨는 "예쁜 포장도 좋지만, 대형마트에서 쇼핑하면 재활용 쓰레기가 엄청나게 쌓인다"며 "제조·유통업체 모두 환경에 나쁜 비닐과 플라스틱을 적게 쓰도록 노력해줬으면 한다"고 말했다.
대형마트들은 또 냉장·냉동 상품 등에서는 대안을 못 찾고 여전히 스티로폼을 사용하고 있다.
편의점업계는 비닐봉지를 매당 20원을 받고 팔고 있으며 사용한 봉투를 가져오면 보증금을 되돌려준다.
한 편의점 관계자는 "편의점에서는 소량 구매가 대부분이라 대형마트처럼 비닐이나 종이봉투로 바꾸는 데는 무리가 있다"며 "20원의 환경보증금을 체계적으로 관리하는 방향으로 나가려고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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