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앙숙' CNN도 반격 나서 "또 거짓…'팩트 퍼스트'"
(워싱턴=연합뉴스) 강영두 특파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이달 들어 연일 주류언론을 향한 비난의 수위를 고조시키고 있다. 특히 오랜 '앙숙'인 CNN방송에 십자포화를 퍼붓고 나섰다.
트럼프 대통령은 3일(현지시간) 트위터 계정에서 "고의로 역겹고 편향된 의제만 다루는 '가짜뉴스' 방송사들이 싱클레어 방송의 경쟁과 질에 대해 우려하고 있다"며 "CNN과 NBC, ABC, CBS의 '사기꾼들'은 부정직한 보도를 너무 많이 했기 때문에 소설(fiction) 분야의 시상만 허락돼야 한다"고 비꼬았다.
트럼프 대통령이 언급한 싱클레어 방송은 미전역에서 200개 가까운 지역 방송국을 소유 또는 운영하는 미디어 그룹으로, CNN 등 주류 방송사처럼 유명하진 않지만, 방송계의 보이지 않는 가장 큰손이다.
특히 싱클레어 그룹은 지난달 말 모든 지역 방송국 앵커들에게 동일한 내용의 1분짜리 '가짜뉴스 경고문'을 읽도록 해 파문을 일으켰다. "가짜뉴스는 민주주의에 극도로 위험하다"는 내용이었다.
트럼프 대통령의 언론과의 전쟁을 편든다는 비판이 쏟아졌지만, 그는 전날 "싱클레어는 CNN보다 훨씬 뛰어나다"고 감쌌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또 다른 트윗에서 "시청률 도전을 받는 CNN에서는 자신이 전적으로 '반(反) 트럼프'라고 말하지 않으면 일자리를 얻을 수 없다는 사실을 확인해보라"며 "위험에 처한 (CNN 사장) 제프 저커는 요즘 즐겁지 않다. 그들은 CNN을 정화하고 강화해 정직한 보도로 돌아가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러자 CNN방송은 트위터 계정에서 "또 거짓(false)이다"라며 강하게 반발했다.
CNN은 "우리는 직원들의 개인적인 정치적 신념에 관심이 없다. 그들의 진실 추구가 우리의 유일한 관심사이다"라고 반박했다.
이어 "제프의 성(性)은 철자가 'ZUCKER'이다. 이것은 팩트다"라고 꼬집었다. 그러면서 '팩트 퍼스트'(사실 우선주의)라는 해시태그(#)를 달아, 트럼프 대통령이 'ZUKER'라고 오기한 것을 비꼬았다.
트럼프 대통령은 2016년 대선 기간은 물론 지난해 1월 취임 이후에도 CNN을 향한 반감을 노골적으로 드러냈다.
CNN 로고를 얼굴에 합성한 남성을 레슬링 링 밖에서 보디슬램으로 메다꽂는 합성 영상과 역시 CNN 로고로 얼굴을 가린 기자를 '트럼프'라고 쓰인 기차가 뒤에서 들이받는 이미지를 리트윗한 것이 대표적이다.
이에 CNN은 공식 성명을 통해 "미 대통령이 기자에 대한 폭력을 조장하는 슬픈 날"이라고 발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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