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상무부 대변인 "美, WTO규정 엄정 위반…동등한 규모 대응할것"
中, 보복 대상에 미국산 대두·자동차·항공기 정조준할 듯
(베이징=연합뉴스) 김진방 특파원 = 미국이 25%의 고율관세를 부과할 중국산 수입품 1천300개 품목을 발표하자 중국이 즉각 보복조치에 나서겠다는 뜻을 밝혔다.
중국 상무부는 4일 미무역대표부(USTR)가 관세부과 품목을 발표한 지 한 시간여 만에 발표한 대변인 명의의 담화에서 이같이 밝혔다.
상무부는 담화에서 "중국은 (미국의 조치에) 결연히 반대하고 조만간 법에 따라 미국산 상품에 대해 동등한 강도와 규모로 대등한 조치를 하겠다"고 강조했다.
가오펑(高峰) 상무부 대변인은 이날 중앙(CC)TV와 인터뷰에서도 "미국은 중국의 엄정한 교섭을 무시하고, 아무런 사실에 근거하지 않고 관세부과를 발표했다"며 "이는 전형적인 일방주의이자 무역 보호주의 행태"라고 지적했다.
가오 대변인은 "중국은 이번 조치에 대해 강력히 규탄하고, 결연히 반대한다"고 역설했다.
그는 이어 "미국이 이번에 발표한 명단은 40년간의 중미 무역협력과 상호 공영의 이익, 양국 업계의 요청과 소비자의 이익을 무시한 것"이라며 "또 미국의 국가 이익과 중국의 국가 이익 더 나아가 세계 경제의 이익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비판했다.
그는 그러면서 "미국의 행위는 엄정하게 세계무역기구(WTO) 기본 원칙과 정신을 위반했다"며 "중국은 즉시 미국의 관련 행위에 대해 WTO 분쟁해결 절차에 따라 제소하겠다"고 덧붙였다.
가오 대변인은 또 "우리는 중화인민공화국 대외무역법 관련 규정에 따라 미국산 상품에 대해 동등한 강도와 규모로 대등한 조치를 준비하고 있다"며 "이 조치는 조만간 발표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중국 외교부도 미국의 관세부과 명단이 발표되자마자 루캉(陸慷) 대변인 명의의 기자문답을 통해 보복 조처에 나서겠다고 밝혔다.
루 대변인은 미국이 301조 조사 결과에 따라 관세부과 명단을 발표한 데 대한 평론을 요구받고 이 같이 밝혔다.
루 대변인은 "상무부 대변인이 이미 중국의 엄정한 입장을 밝혔다"면서 "중국은 미국의 어떠한 무역 보호주의 조치에도 맞설 자신과 능력이 있다"고 말했다.
추이톈카이(崔天凱) 주미 중국대사도 이날 성명을 내고 "중국은 미국이 아무런 근거가 없는 상황에서 301조 조사 결과에 따라 관세부과를 건의한 데 대해 결연히 반대하고, 매우 유감"이라며 "미국산 제품에 대해 동등한 강도와 규모로 대응에 나서겠다"고 항전 의지를 밝혔다.
추이 대사는 이어 "미국은 이성을 유지하고, 멀리 내다보길 바란다"면서 "미국은 잘못된 길을 계속 걷지 말아야 한다"고 덧붙였다.
중국당국이 보복조치에 대한 강한 의사를 밝힌 가운데 미국산 대두(메주콩)와 자동차, 항공기가 보복 대상이 될 것으로 거론된다.
중국은 미국산 농산물을 세계에서 두 번째로 많이 수입하는 국가로, 대두의 경우 전체 생산량의 3분의 1을 수입한다. 자동차 역시 지난해 100억 달러(약 11조원)를 수입해 캐나다에 이어 두 번째로 많이 수입한다.
보잉도 지난해 전 세계 항공기 인도량의 26%(202대)를 중국에 인도했으며, 향후 20년간 7천240대, 무려 1조1천억 달러(약 1천200조원)의 항공기를 중국에 판매할 것으로 예상된다.
앞서 미무역대표부는 3일(현지시간) 중국산 수입품 가운데 25%의 고율 관세를 부과할 약 500억 달러(약 54조 원) 상당의 1천300개 대상 품목을 발표했다.
이날 발표한 목록은 중국의 10대 핵심산업 육성 프로젝트인 '중국제조 2025'에 들어있는 분야를 주로 겨냥했으며, 구체적으로는 고성능 의료기기, 바이오 신약 기술 및 제약 원료 물질, 산업 로봇, 통신 장비, 첨단 화학제품, 항공우주, 해양 엔지니어링, 전기차, 발광 다이오드, 반도체 등이 제재 리스트에 포함됐다.
<YNAPHOTO path='AKR20180404032851083_03_i.jpg' id='AKR20180404032851083_5501' title='' caption=''/>
chinakim@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관련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