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만 행정원장 "나는 독립론자"…中 "독립은 죽음의 길" 경고

입력 2018-04-04 14:48  

대만 행정원장 "나는 독립론자"…中 "독립은 죽음의 길" 경고

(타이베이=연합뉴스) 류정엽 통신원 = 대만 라이칭더(賴淸德) 행정원장(총리)이 중국의 강력한 경고에도 '하나의 중국'을 재차 일축하는 등 '독립 행보'를 이어가면서 중국 당국이 거세게 반발하고 나서는 등 논란이 재연되고 있다.
특히 중국 관영 신화통신은 대만독립은 '죽음에 이르는 길'이라며 원색적으로 라이 원장을 공격하고 나서는 등 양안 긴장이 한층 고조될 조짐을 보이고 있다.
4일 대만 연합보 등에 따르면 라이 원장은 전날 타이베이에서 열린 한 포럼에 서 한 연설에서 1988년 국민당 계엄정부의 체포에 맞서 분신자살한 언론인 정난룽(鄭南榕)을 재평가하며 대만 독립을 거듭 주장했다.
라이 원장은 '표현의 자유 신시대의 도전'을 주제로 열린 이날 포럼 연설에서 스스로를 "대만독립 지지자"라고 지칭하면서 "대만독립을 주장했던 정난룽의 분신자살을 매우 안타까운 사건"이라고 말했다.
주간지 '자유시대' 창립자인 정난룽은 급진적인 대만독립론자로 자유시대에 '대만공화국 헌법초안'을 게재하려다 국민당 정부가 국토 분열 및 반란 혐의를 적용해 체포에 나서자 분신 자살했다.
당시 국민당 정부와 군은 정난룽을 '적'으로 공개 지목하기도 했다.
라이 원장은 또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의 임기제한이 사라지면 앞으로 중국은 과거 국민당 통치시절과 비슷해질 것"이라며 "중국에 표현의 자유라는 보편적 가치를 일깨워 줘야 한다"고 말했다.
라이 원장은 이날 연설을 대만 일상언어인 민남어로 하면서 국민당 계엄정부 시절 대만어 사용까지 탄압을 받았었다고 주장했다.
라이 원장이 최근 대만 독립론을 강력하게 주창하자 중국 당국은 마샤오광(馬曉光) 대만판공실 대변인을 통해 라이 원장을 직접 거명하며 "매우 위험하고 주제넘은 발언"이라고 직격탄을 날렸다.
라이 원장이 중국의 경고에 아랑곳하지 않고 계속 수위를 넘는 발언을 이어가자 중국 관영매체들도 십자 포화를 퍼부었다.
중국 관영 신화통신은 이날 사평을 통해 라이 원장에게 "수배령을 내려야 한다"고 주장했다.
통신은 "라이 원장이 경제와 인민을 챙기지 않고 오만하게 중국을 자극해 양안대립을 고조시켰다"며 "'하나의 중국'에 대한 도발은 대만해협의 평화를 해치는 것이고 대만독립은 결국 죽음의 길로 이를 것"이라고 했다.
중국 공산당 기관지 인민일보는 "라이 원장이 독립세력의 '꽃'이 됐지만 되레 차이잉원(蔡英文) 총통의 현상유지 정책은 계속 유지하기 어렵게 만들었다"고 지적했다.
신문은 "양안 현상유지에 도전한 라이 원장의 발언은 중국에게 대만의 외교적 공간을 압박하고 군사적 준비를 강화해야 할 근거를 제공하기에 충분하다"고 했다.
관영 환구시보도 사설을 통해 라이 원장을 중국이 공격해야 할 첫 번째 타깃이라며 '반분열국가법'을 적용해 처벌해야 한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lovestaiwan@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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