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리아 등에서 쫓겨난 IS, 분쟁지 카슈미르에 '눈독'
잇단 테러 배후 자처…산악지형·호전적 이슬람 젊은이 등 IS에 매력적
(서울=연합뉴스) 김영현 기자 = 인도와 파키스탄의 영유권 분쟁지인 카슈미르 인도령 지역(잠무-카슈미르 주)이 시리아 등에서 밀려난 극단주의 무장단체 이슬람국가(IS)의 새로운 은신처가 될 우려가 있다고 CNN이 3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IS는 최근 잠무-카슈미르에 부쩍 관심을 드러내고 있다.
지난 2월에는 잠무-카슈미르주의 주도인 스리나가르에서 경찰이 살해되자 IS가 자신들의 소행이라고 주장하고 나섰다. IS가 이 지역 테러에 대해 배후를 자처한 것은 지난해 11월 이후 벌써 두 번째다.
인근 아프가니스탄이나 파키스탄에는 이미 IS가 어느 정도 자리를 잡은 것으로 알려졌다.
2014∼2015년부터 아프가니스탄에 본격 진출한 IS는 현지에 'IS 호라산 지부'를 만드는 등 존재감을 과시하고 있다. 호라산은 이란어로 '해뜨는 곳'을 뜻하며 아프간·파키스탄·인도 일부를 아우르는 지역을 뜻한다.
IS는 파키스탄에서도 세력을 확장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IS는 지난 3일 파키스탄 퀘타에서 벌어진 기독교도 피살 사건의 배후를 자처했다.
일단 인도 당국은 아직 카슈미르에는 IS 세력이 없다는 입장이다. 뚜렷한 활동 증거가 없다는 것이다.
하지만 산이 많고 내전이 오랫동안 지속된 카슈미르는 IS가 둥지를 틀 수 있는 최적의 지역이 될 수 있다고 CNN은 분석했다.
특히 카슈미르의 경우 이슬람교도가 과반을 차지하고 있다. 인도 국민의 80%가 힌두교도라는 점을 고려하면 상당히 다른 분위기다.
여기에 인도에 맞서 오랫동안 분리 투쟁을 해온 이곳의 피 끓는 젊은이들도 IS의 전사 후보로 적격인 셈이다.
쉐시 폴 바이드 카슈미르 주 경찰청장은 "아직 이 지역에서 IS의 존재를 뚜렷하게 감지하기는 어렵지만 적어도 최근 테러는 IS 이데올로기에 따른 것이라고 볼 수도 있다"고 우려했다.
그는 "특히 IS 이데올로기는 카슈미르의 호전적인 젊은이들을 유혹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미국 육사의 테러대응센터에서 일하는 아미라 자둔도 "요즘 젊은이들은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익숙하다는 점에서 IS의 먹잇감이 될 수 있다"며 "소셜미디어는 IS의 강력한 신병 모집 도구"라고 설명했다
반면 IS가 카슈미르에서 자리 잡기 어려울 것이라는 분석도 있다.
카슈미르에는 파키스탄에 뿌리를 둔 이슬람 조직들이 있지만 이들은 IS에 반감이 많은 데다 글로벌 성전(聖戰, 지하드)보다는 인도로부터의 독립에 더 큰 관심을 두고 있기 때문이다.
자둔은 "적어도 단기간에는 IS가 카슈미르에서 많은 수의 젊은이들을 끌어들이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카슈미르를 둘러싼 인도와 파키스탄의 영유권 분쟁은 두 나라가 1948년 영국에서 독립할 때부터 계속되고 있다. 인도와 파키스탄 모두 이 지역의 완전한 영유권을 주장했으며 결국 전쟁 끝에 분할해 통치하고 있다.
특히 인도령 카슈미르 지역에서는 1989년부터 카슈미르의 독립이나 파키스탄으로 편입을 주장하는 10여개 분리주의 반군 단체가 무장 투쟁에 나서면서 지금까지 7만여 명이 사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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