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연구팀…대상자 4명 모두 효과 나타나
(서울=연합뉴스) 한성간 기자 = 미국 연구팀이 노인 실명의 가장 큰 원인 중 하나인 황반변성의 진행을 배아줄기세포로 만든 망막세포 이식으로 멈추게 하는 데 성공했다.
미국 서던 캘리포니아대학 로스키 안연구소(Roski Eye Institute)의 아미르 카샤니 박사팀은 배아줄기세포를 망막색소상피(RPE: retinal pigment epithelial)로 분화시킨 뒤 이를 노인성 황반변성 환자의 망막에 이식, 황반변성의 진행을 멈추게 하는 데 성공했다고 메디컬 익스프레스와 헬스데이 뉴스가 4일 보도했다.
RPE는 망막의 중심부인 황반에서 망막의 감광 세포인 광수용체를 돕는 조직으로, 이 부분이 손상되면 황반변성이 발생한다.
연구팀은 RPE를 초박판 시트에 심어 진행성 건성 황반변성 환자 4명의 손상된 황반층에 이식하고 최장 1년 동안 경과를 지켜봤다.
그 결과 4명 모두 황반변성의 진행이 멎고 일부는 시력이 개선된 것으로 나타났다.
한 명은 시력표에서 수술 전보다 더 많은 글자를 읽어냈고, 2명은 물체의 특정 위치를 바라보는 등 황반의 기능이 개선됐다.
이와 함께 이식된 RPE가 망막 조직에 생착한 증거가 나타났다. 이는 황반변성 치료에서 매우 중요한 부분이라고 카샤니 박사는 설명했다.
치료의 부작용이나 예상하지 못한 문제는 나타나지 않았다.
환자들은 소량의 면역억제제 투여만으로 이식에 대한 거부반응은 나타나지 않았다. 이는 망막이 뇌의 연장 조직으로 간주되기 때문으로 보인다.
면역체계는 뇌나 뇌와 관련된 조직은 공격하지 않는다고 카샤니 박사는 설명했다.
연구팀은 앞으로 20명의 환자를 대상으로 1상 임상시험을 진행할 계획이다.
나이가 들면서 노인들에게 흔히 나타나는 노인성 황반변성은 망막의 중심부인 황반이 손상돼 시야의 중심부를 보는 시력인 중심시(central vision)를 잃는 질환이다. 완치방법은 없고 항체 주사 또는 레이저 수술로 진행을 지연시키는 방법이 있을 뿐이며 방치하면 실명으로 이어진다.
건성(dry)과 습성 두 가지 형태가 있으며 건성이 대부분을 차지하지만, 습성은 건성보다 진행이 빠르고 황반 밑에 비정상 혈관들이 생성되면서 출혈을 일으키기 때문에 치료를 서둘러야 한다.
이 연구결과는 과학전문지 '사이언스 중개의학'(Science Translational Medicine) 최신호(4월4일자)에 발표됐다.
skha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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