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이영재 기자 = 6·25 전쟁 흥남철수작전 당시 북한 피란민을 태우고 남쪽으로 내려온 상선 메러디스 빅토리호의 선원이었던 미국인 벌리 스미스(89) 씨가 5일 한국을 방문했다.
국가보훈처는 이날 아침 스미스 씨가 여객선을 타고 부산항에 도착해 1박 2일 일정으로 한국에 머무른다고 밝혔다. 스미스 씨는 크루즈 여행 중 한국을 잠시 방문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흥남철수작전은 6·25 전쟁이 한창이던 1950년 12월 중공군의 개입으로 불리해진 전황을 맞아 함경남도 흥남에서 철수하던 국군과 미군이 약 10만명의 피란민을 경상남도 거제로 이송한 작전을 가리킨다.
흥남에서 출항한 마지막 배인 메러디스 빅토리호가 12월 23일 군수물자 25만t을 버리고 피란민 약 1만4천명을 태워 경남 거제로 항해한 것은 '크리스마스의 기적'으로 불린다. 문재인 대통령의 부모님도 이 배를 타고 남쪽으로 내려왔다.
스미스 씨는 이번 방한을 앞두고 문 대통령에게 편지를 썼다. 문 대통령은 감사와 환영의 뜻을 담은 답장을 보냈고 보훈처에는 예를 다해 스미스 씨를 맞이하라고 지시했다.
부인, 딸과 함께 한국에 온 스미스 씨는 6일에는 거제 포로수용소 유적공원에 있는 흥남철수작전 기념비를 찾아 세상을 떠난 메러디스 빅토리호 선원들을 위한 추도식에 참석할 예정이다.
이 자리에서 이균태 신부는 메러디스 빅토리호의 선장이었던 고(故) 레너드 라루 씨를 위해 기도한다. 라루 씨는 6·25 전쟁이 끝나고 미국으로 돌아가 뉴저지주에 있는 수도원에서 수도사로 살다가 2001년 별세했다.
메러디스 빅토리호 선원 가운데 아직 살아 있는 사람은 스미스 씨를 포함해 3명이다. 이들 가운데 1등 항해사였던 로버트 루니 씨는 작년 6월 미국을 방문한 문 대통령을 만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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