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수들 표현의 자유 억압하고 팬들 반발…KBO, 지침 개선해야"
(서울=연합뉴스) 김승욱 기자 = 사단법인 한국프로야구선수협회는 두산 베어스 내야수 오재원의 퇴장으로 논란이 된 KBO(한국야구위원회)의 행동 지침에 유감을 표시했다.
선수협회는 5일 보도자료에서 "심판위원의 판정과 권위를 존중한다"면서도 "두산-LG 경기 퇴장의 근거가 되는 KBO와 심판위원회의 결정 사항에 대해서는 이의를 제기한다"고 밝혔다.
앞서 오재원은 지난 3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열린 LG 트윈스와 경기에 9회말 선두타자로 나와 진해수한테 루킹 삼진을 당했다.
오재원은 '공이 높지 않으냐'는 취지로 박종철 구심한테 거듭 묻다가 퇴장당했다.
선수협회는 지난 2월 말 KBO로부터 '경기 중 선수단 행동 지침'을 전달받았다고 한다.
이 지침에는 '경기 중 심판위원에 질의 금지(볼 판정 여부, 판정에 대한 어필 등)→감독만이 질의 및 어필 가능하며 선수가 어필할 경우 규칙에 따라 퇴장 조치'라는 내용이 포함됐다.
3월 19일 개최된 선수협회 이사회에서는 이 지침이 선수들 표현의 자유를 너무 억압한다는 의견이 나왔다고 한다.
선수협회는 "'심판위원에게 인사 금지'는 이미 전지훈련 때부터 선수들에게 공지돼 어느 정도 인식이 돼 있지만, '질의 금지'는 개막이 가까워져서야 통보돼 제대로 공지가 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이어 "행동 지침은 사전에 충분히 논의되고 선수, 코치진의 의견을 취합해 결정할 사안인데도 이런 과정이 이뤄지지 않은 채 고지됐다"며 "과연 볼 판정에 대한 단순 질의 자체가 퇴장으로 이어져야 하는지도 의문"이라고 덧붙였다.
야구 규칙에서도 이번 지침의 근거를 찾기 어렵다는 것이 선수협회의 주장이다.
선수협회는 "이 지침은 야구 규칙의 확대 해석으로, 선수 표현의 자유를 심각하게 해치고 심판위원도 불필요한 경기 진행을 하게 된다"며 "지나친 권위 의식에 대한 야구팬들의 반발도 일으킬 수 있다"며 KBO가 이해 당사자의 의견을 수렴해 행동 지침을 개선하라고 촉구했다.
ksw08@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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