탄핵심판 거쳐 형사절차로…검찰 소환조사 뒤 구속 상태서 재판 넘겨져
발가락 부상 등 병원行…구속 연장에 변호인단 사퇴·궐석재판 이어져
(서울=연합뉴스) 강애란 기자 = 박근혜 전 대통령에게 국정농단 사건의 책임을 묻기 위한 사법절차가 헌정 사상 첫 대통령 탄핵을 거쳐 형사 재판 1심 선고를 앞두고 있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2부(김세윤 부장판사)는 6일 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뇌물, 직권남용 권리행사방해 등 18개 혐의를 받는 박 전 대통령의 선고공판을 연다.
지난해 3월 10일 헌법재판소의 결정으로 박 전 대통령이 파면된 지 393일째, 같은 해 4월17일 검찰이 구속 상태로 재판에 넘긴 지 354일 만이다.
비극의 징후는 2016년 하반기부터 나타났다. 당시 '비선 실세'로 지목된 최순실씨가 대통령의 위세를 등에 업고 국정을 좌지우지했다는 의혹이 본격적으로 제기됐다. 박 전 대통령은 대국민 사과를 하는 등 사태 진정에 나섰지만 소용 없었다.
헌법재판소는 작년 3월 10일 헌정 사상 최초로 박 전 대통령의 파면을 결정했다. 최씨의 사익을 위해 대통령의 지위와 권한을 남용했다는 게 주된 결정 사유였다.
박 전 대통령은 파면 11일만인 3월 21일 피의자 신분으로 검찰에 소환돼 포토라인에 섰다. 그는 "국민 여러분께 송구스럽게 생각한다, 성실하게 조사에 임하겠다"는 말을 남기고 검찰청사에 들어서 다음날 새벽 귀가했다.
박 전 대통령은 같은해 3월 31일 구속영장이 발부돼 서울구치소에 수감됐고 4월17일 기소됐다. 전두환·노태우 전 대통령에 이어 형사 재판에 넘겨진 세번째 전직 대통령으로 기록됐다.
처음 법정 내 피고인석에 앉은 것은 지난해 5월23일이었다. 이후로 재판은 주 4회씩 열렸지만, 박 전 대통령이 세 차례 발가락 부상 등 건강 문제를 이유로 재판에 나오지 않으며 차질이 빚어지기도 했다.
박 전 대통령은 발가락 부상과 허리 통증 등으로 서울성모병원을 찾아 진료와 검사를 받았다. 환자복을 입고 마스크를 쓴 채 휠체어에 앉은 모습이 언론에 포착되기도 했다.
지난해 10월 13일 법원이 구속기간을 연장하기로 하면서 또다시 재판에 중대한 변수가 생겼다.
유영하 변호사를 비롯한 변호인단 7명 전원은 같은 달 16일 재판부의 구속 연장 결정에 반발하며 사퇴했다. 박 전 대통령은 "재판부에 대한 믿음이 더는 의미 없다는 결론에 이르렀다"고 밝히며 '재판 보이콧'을 선언했다.
박 전 대통령은 이후 단 한 차례도 재판에 나오지 않았고, 다른 변호인을 선임하지도 않았다. 재판은 43일간 중단됐다.
재판부는 박 전 대통령 사건에 국선변호인 5명을 선임하고 재판을 재개했지만, 박 전 대통령이 나오지 않자 피고인 없이 변호인만 출석하는 궐석재판으로 심리가 이어졌다.
지난 2월 27일 재판부에 마지막으로 자신의 입장을 밝히는 최후 변론을 할 수 있는 결심공판이 열렸지만 박 전 대통령은 법정에 출석하지 않았다.
박 전 대통령은 이날 선고공판에도 역시 나오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aera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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