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동 신화여행·마르크스주의로 본 한국 현대사
(서울=연합뉴스) 박상현 기자 = ▲ 자유의 선용에 대하여 = 장 그르니에 지음. 김웅권 옮김.
알베르 카뮈의 스승인 프랑스 철학자 장 그르니에(1898∼1971)가 인간의 실존 문제에 답한 에세이. 1980년대 후반 '그르니에 전집'에 포함돼 번역된 바 있으나, 이번에 김웅권 박사가 다시 우리말로 옮겼다.
저자는 '자유'를 욕망하는 것을 추구할 수 있는 구속 없는 상태로 정의하는 데에 반대한다. 오히려 자유는 욕망을 제어할 수 있는 마음가짐에서 온다고 설명한다. 이러한 생각은 중국의 전통사상인 도교와 연결된다.
그는 도교가 강조하는 '무위'(無爲)가 의지적 행동을 효율적이라고 믿어온 유럽인에게 기이한 개념이지만, 무심의 상태에서 마음 가는 대로 행동하고자 할 때 비로소 완전한 자유를 얻을 수 있다고 말한다.
이른비. 232쪽. 1만5천원.
▲ 압둘라 외잘란의 정치사상 = 압둘라 외잘란 지음. 정호영 옮김.
쿠르드 분리주의자들에게는 영웅으로 추앙받지만, 터키 정부로부터는 테러조직의 수괴라고 비판받는 인물인 압둘라 외잘란이 자신이 생각하는 정치사상을 정리했다.
터키 마르마라해의 '감옥 섬' 이므랄르에서 복역 중인 저자는 민주적 민족, 민주적 연합체주의, 여성 해방에 관해 설명한다.
그는 민족이 독립된 국민국가를 구성해야 한다는 전통적 사상을 배격하고 다원주의적이고 개방적인 '민주적 민족' 개념을 제안한다. 이는 쿠르드 민족이 독립하지 않고 터키에서 공존하며 살아갈 수 있다는 주장으로 나아간다.
아울러 저자는 여성의 노예화를 사회의 원형적 구속이라고 규정하고, 가장 억압받는 민족이라고 할 수 있는 여성을 해방해야 한다고 역설한다.
훗. 520쪽. 1만8천원.
▲ 중동 신화여행 = 김헌선·김혜정 외 지음.
메소포타미아, 페르시아, 이집트 지방에 전하는 다양한 신화를 연구자들이 소개했다. 지난해 10월부터 12월까지 경기문화재단 문예진흥팀이 주관한 강연 행사에 나왔던 내용을 엮어 펴낸 책이다.
이집트 오시리스 신화, 수메르 엔키 신화, 메소포타미아 여신 이난나 이야기, 페르시아 신화 쿠쉬나메 서사시 등 생소한 신화를 접할 수 있다.
아시아. 352쪽. 1만7천원.
▲ 마르크스주의로 본 한국 현대사 = 한규한·김동철·김현옥 지음.
사회 지배계급이 아니라 노동계급의 시선으로 한국 현대사를 조명했다.
저자들은 해방 이후 한국전쟁, 4·19 혁명, 5·16 쿠데타, 5·18 광주 민주화운동 등 굵직한 사건에서 한국사회를 사실상 이끈 주인공이 노동자와 민중이었다고 주장한다.
대통령 직선제를 끌어낸 6월 민주항쟁에 대해서도 "야당이 동요할 때 실제 투쟁을 진전시킨 것은 거리의 대중이었다"며 "뒤이은 7∼9월 노동자 대투쟁은 노동계급의 결정적 힘을 보여주며 군부독재의 반동 시도를 막았다"고 평가한다.
책갈피. 280쪽. 1만3천원.
psh59@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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