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스터스 1라운드 15번 홀에서 옥튜플 보기로 무려 13타
(서울=연합뉴스) 최인영 기자 = "공이 멈추고 싶어 하지 않았어요."
마스터스 '디펜딩 챔피언' 세르히오 가르시아(스페인)가 대회 2연패는커녕 컷 통과도 못 할 위기에 놓였다.
가르시아는 6일(한국시간) 미국 조지아주 오거스타 내셔널 골프클럽(파72·7천435야드)에서 열린 남자골프 시즌 첫 메이저대회 제82회 마스터스 토너먼트 1라운드에서 버디 4개와 보기 3개, 더블보기 1개에 옥튜플 보기 1개를 적어냈다.
합계 9오버파 81타를 기록한 가르시아는 87명의 참가자 중 공동 85위에 머물러 있다.
이름도 생소한 옥튜플 보기는 한 홀에서 8타를 잃는 것을 말한다.
가르시아는 15번 홀(파5·530야드)을 무려 13타 만에 탈출했다. 15번 홀은 그린 앞뒤로 연못이 있는 홀이다.
그는 2오버파를 달리는 상태로 15번 홀 티 박스에 섰다.
드라이버 티샷은 322야드를 날아 페어웨이 좌중간에 떨어졌다. 핀에서 206야드 떨어진 지점이었다.
6번 아이언으로 친 두 번째 샷은 그린 앞에 있는 연못에 빠졌다.
1벌타를 받고 공을 드롭한 가르시아는 웨지로 네 번째 샷을 했는데, 공이 또 연못에 빠졌다.
여섯 번째 샷, 여덟 번째 샷도, 열 번째 샷도 연못에 빠졌다. 총 다섯 번이나 공이 연못에 빠졌다.
공은 일단 그린에 올라가기는 했지만, 데굴데굴 굴러가 연못에 빨려 들어갔다. 멈출 듯하면서도 계속 굴러갔다.
마치 영화 '틴컵'을 보는 듯한 장면이었다.
케빈 코스트너가 연기한 주인공 로이 매커보이는 US오픈에서 우승 기회를 잡았으나 공이 자꾸 그린에서 굴러떨어져 물에 빠지는 바람에 우승을 놓쳤다.
AFP 등 외신에 따르면, 가르시아는 "무슨 말을 해야 할지 모르겠다. 나는 좋은 샷을 많이 했다고 생각했는데, 불행히도 공이 멈추지 않았다. 왜 멈추지 않았는지 모르겠다. 불운했다. 어쩔 수가 없었다"고 말했다.
가르시아는 마음을 가다듬고 16번 홀(파3)에서 버디를 잡고, 17번 홀(파4)과 18번 홀(파4)은 파로 막았다.
그러나 마스터스 2연패에서는 멀어진 상황이다.
가르시아는 지난해 메이저 무관에서 탈출했다. 그는 당시 13번 홀 위기에서 탈출해 우승할 수 있었는데, 이를 기념해 그의 첫 딸에게 13번 홀의 별명인 '어제일리어'(진달래)라는 이름을 붙여주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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