액면분할도 주가에 긍정적 요인
(서울=연합뉴스) 박상돈 기자 = 삼성전자[005930]가 1분기 예상을 깨는 '깜짝실적'(어닝서프라이즈)을 기록한 데 이어 하반기까지 탄탄한 실적 흐름을 이어갈 것이라는 전망이 힘을 얻고 있다. 실적과 함께 액면분할이 주가에 호재로 작용할 전망이다.
그러나 미국과 중국 간 무역전쟁 격화 우려와 원화 강세는 실적 기대치를 낮추는 변수로 꼽힌다.
삼성전자는 1분기 연결기준 매출 60조원, 영업이익 15조6천억원의 잠정 실적(연결기준)을 냈다고 6일 공시했다. 영업이익은 지난해 동기보다 57.6% 증가한 것이다.
삼성전자가 아직 부문별 실적 수치를 발표하지는 않았지만 반도체 부문과 IM(IT·모바일) 부문에서 좋은 실적을 낸 것으로 추정된다.
대신증권은 1분기 영업이익을 반도체 11조8천억원, IM 3조3천억원, 디스플레이(DP) 2천억원, 소비자가전(CE) 3천억원으로 각각 추정했다.
지난해 4분기에는 반도체 영업이익 10조9천억원, IM은 2조4천억원 수준이었다.
김경민 대신증권 연구원은 "1분기는 반도체 산업의 비수기로서 D램 출하 증가는 마이너스(-)를 기록했지만 그 외의 핵심지표(제품가격·수율)는 우호적"이라며 "한국(평택의 정전) 및 대만(렉스칩의 질소가스장치 점검) 생산라인 이슈가 갑작스럽게 발생해 메모리 반도체 공급이 타이트하게 유지됐다"고 분석했다.
또 새 스마트폰 갤럭시S9 초기 판매 호조와 마케팅 비용 감축 등으로 IM 부문도호실적을 올린 것으로 추정됐다.
삼성전자의 실적 개선세는 반도체 호황에 힘입어 당분간 지속할 것이라는 게 증권가의 대체적인 시각이다.
김선우 메리츠종금증권 연구원은 "메모리 판가 상승 지속과 출하량 증가 등 반도체 부문의 추가 개선과 신제품 출하에 따른 DP 부문의 소폭 회복, IM 부문의 비용감축 기조, CE 부문의 계절성 회복 등으로 견조한 흐름이 지속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런 실적 개선 흐름과 함께 50대 1의 액면분할은 삼성전자 주가에 긍정적인 요인이다.
삼성전자는 지난달 23일 정기 주주총회에서 주식을 50대 1로 액면 분할하는 방안을 통과시켰다. 이에 따라 삼성전자 주식은 4월 30일과 5월 2일, 3일 등 3거래일간 매매가 정지된 뒤 5월 4일 다시 거래가 재개될 것으로 보인다.
액면분할은 유동성 증가라는 측면에서 수급에 긍정적으로 작용할 수밖에 없다.
최근 하루 거래량이 20만주 수준인데 50대 1 액면분할 시 1천만주 정도의 거래량이 나올 수 있다. 미국과 대만의 반도체 대표주인 인텔과 TSMC의 경우 하루 거래량이 수천만주에 달한다.
그러나 실적과 주가 상승 기대에도 변수가 있다.
미국과 중국 간 무역전쟁 불씨가 커질 경우 반도체, 휴대전화 수출 등에서 고전할 수밖에 없다.
또 1천원대 초반에 머물고 있는 원/달러 환율은 실적 개선 기대감을 꺾는 요소다. 실제로 삼성전자 1분기 매출액(60조원)은 영업이익과 달리 시장 전망치를 밑돌았는데 이는 원화 강세 때문이라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김경민 연구원은 "원화 강세로 하반기 실적 레벨업 가시성이 낮아진다는 점을 고려하면 방망이를 짧게 쥐는 투자전략이 유효할 것"이라며 "환율 흐름이 원화 약세로 바뀌어야 실적 상향 조정 가능성이 커질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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