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콕=연합뉴스) 김상훈 특파원 = 영국 BBC 방송의 유명 요리경연 TV쇼인 '마스터셰프 UK'는 최근 말레이시아 출신 여성이 만든 동남아 전통 요리를 헐뜯었다는 논란에 휩싸였다.
영국 국적의 요리사 출신 진행자 그레그 월리스가 말레이시아 출신 여성의 동남아 전통 음식 른당을 혹평한 것이 화근이었다.
른당은 코코넛 밀크와 카레 가루를 넣어 만드는 일종의 조림 요리인데, 월리스는 른당에 들어간 닭고기가 닭튀김처럼 바삭하지 않다면서 못먹겠다고 한 것이다.
CNN 여행사이트가 지난해 '세계 최고 음식 50선' 가운데 1위로 선정한 른당을 즐겨 먹는 동남아시아인들은 월리스의 무지를 화이츠플레인(whitesplain, 백인이 비백인의 의사를 고려하지 않은 채 일방적으로 생각을 강요하는 행위)이라고 비판하고 나섰다.
이런 가운데 동남아시아에서 영업하는 글로벌 브랜드와 현지 기업들도 이번 논란을 브랜드 홍보의 도구로 활용하고 있다고 싱가포르 일간 더 스트레이츠타임스가 6일 보도했다.
포문을 연 것은 닭튀김 전문 브랜드인 KFC다.
KFC는 페이스북에 자사의 닭튀김 제품 사진과 함께 '른당은 아니다'라는 문구가 들어간 광고를 올렸다. "바삭해야만 하는 것은 오직 우리의 닭튀김뿐"이라는 메시지도 더했다.
글로벌 가구와 생활용품 브랜드인 이케아도 동참했다.
이케아는 저렴한 가격의 프라이팬 광고에 "모든 것을 견딘다. 바삭한 른당만 빼고"라는 문구로 월리스의 발언을 조롱했다.
말레이시아 국적 항공사인 말레이 항공은 문제가 됐던 른당과 나시 르막(코코넛 밀크 등을 넣고 지은 쌀밥에 마른 멸치와 볶은 땅콩 등을 곁들인 동남아 요리)을 담은 기내식 광고를 게재했다.
광고에는 "'바삭함' 논쟁으로 진짜 른당이 먹고 싶다면 지금 바로 탑승하세요. 바삭하지 않은 (른당을) 보장합니다"라는 문구도 넣었다.
말레이시아 극장 체인인 TGV는 팝콘 치킨 사진과 함께 "어떤 음식은 원래 바삭하지 않다. 하지만 다행히도 우리의 팝콘 치킨은 바삭하다"는 문구를 넣은 광고를 게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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