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연합뉴스) 손형주 기자 = "잃어버린 화덕을 돌려받았으니 됐어. 따뜻한 군밤이나 몇 개 먹고 가"
지난달 27일 부산 중구 부평동 노상에서 군밤을 파는 아주머니에게 얼마 전 군밤 화덕을 몰래 가져간 30대 남성 2명이 찾아왔다.
부산 중구 부평동 시장에서 10년 넘게 군밤 장사 일을 한 A(62·여) 씨는 자신의 생계수단이나 마찬가지였던 군밤 화덕을 훔쳐간 이들에게 "젊은 사람인데 실수로 그럴 수도 있다"며 팔던 군밤 몇 개를 건넸다.
화덕을 가져간 B(33) 씨 등 2명은 "군밤을 그냥 받을 수 없다"며 아주머니로부터 군밤을 사 갔다.
6일 부산 중부경찰서에 따르면 B 씨 등 2명은 지난 2월 22일 오전 5시 35분께 부산 중구 부평동 노상에서 A 씨가 보관 중인 5만원 상당의 군밤 화덕 1개를 훔쳐 달아난 혐의로 조사를 받았다.
경찰 조사결과 디자인 관련 일을 하는 B 씨 등은 복합쇼핑몰 복도 공간 디자인 의뢰를 받고 관련 물품을 찾던 중 노상에서 오래된 군밤 화덕을 발견해 차량에 싣고 갔던 것으로 드러났다.
B 씨는 경찰에서 "전시하는데 옛날 물건이 필요해 가져갔는데 실제로 사용하는 물건인지 몰랐다"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실제로 이들이 가져간 군밤 화덕은 부산의 한 복합쇼핑몰 복도에 전시되고 있었다.
신고를 받고 수사에 들어간 경찰은 폐쇄회로(CC) TV 영상을 통해 B 씨 등이 화덕을 차에 싣는 장면을 확인하고 추적해 붙잡았다.
[부산 중부경찰서 제공]
경찰은 압수한 화덕을 A 씨에게 돌려줬다.
경찰 관계자는 "아주머니가 처벌을 원치 않았지만 범죄 사실이 분명해 B 씨 등 2명을 특수절도 혐의로 입건해 사건을 검찰로 넘겼다"며 "평소 군밤 장사 아주머니는 경찰들에게도 자주 군밤을 건네는 등 따뜻하신 분으로 기억한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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