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박상현 기자 = ▲ 제국신도의 형성 = 아오노 마사아키 지음. 배귀득·심희찬 옮김.
한국 근대사를 전공한 아오노 마사아키(靑野正明) 일본 모모야마학원대 교수가 일본 고유 종교로 알려진 신도(神道)의 형성 과정을 '식민지 조선'이라는 틀로 분석했다.
저자는 일단 신도가 서구의 기독교에 대항해 '발명'됐다고 설명한다. 일본인들의 정신 통합을 위해 고안된 개념이라는 것이다.
이 때문에 신도는 보통 단일민족주의에 기반을 둔 민족종교로 인식된다. 그러나 저자는 20세기 초반 다민족 제국주의에 입각한 '제국신도'가 조선에서 만들어졌으며, 이후 일본에 역수입됐다고 주장한다.
그는 한반도에 건너온 일본인들이 신사를 건립하면서 다종다양한 신을 아마테라스(일본 신화에 등장하는 태양신)로 추상화했고, 1930년대 황국 신민이 되자는 '심전개발운동'을 펼쳤다고 설명한다.
이 과정에서 신을 공경하고 조상을 숭배하면 일본인이 된다는 논리가 전개됐고, 신도는 다민족적 경향을 띠게 됐다고 강조한다.
19세기 일본에서 도덕이나 의무 정도로 받아들여졌던 신도가 20세기에 유사종교로 변질한 데에 식민지 조선이 어느 정도 역할을 했다는 것이 저자의 생각이다.
소명출판. 508쪽. 3만5천원.
▲ 이성의 진화 = 위고 메르시에·당 스페르베르 지음. 최호영 옮김.
서양 사상사에서 핵심적 위치를 차지하는 '이성'을 둘러싼 다양한 의문에 답하고, 이성의 힘을 극대화하는 방법에 대해 논한 책.
프랑스 최고의 사회과학자로 꼽히는 당 스페르베르와 젊은 인지과학자 위고 메르시에는 "이성은 사회적 역량"이라며 "동물의 마음에 접목된 초능력이 아니라 인간이라는 동물을 특징짓는 매우 잘 발달한 마음의 통합된 일부"라고 설명한다.
저자들이 강조하는 바는 이성이 상호작용이라는 사실이다. 즉 이성은 혼자서 더 나은 결정을 하기 위해 고민할 때보다 다른 사람을 설득하거나 타인의 견해와 논증을 평가할 때 더 활발히 작용한다는 것이다.
아울러 이성이 완전하지는 않지만, 여러 사람이 모여 논증을 하면 더 나은 판단을 할 수 있다고 저자들은 주장한다. 현대사회에서 소통과 합리적 토론이 필요한 이유다.
생각연구소. 560쪽. 2만2천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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