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교법인, 중징계 요청…교장 자격 영구 박탈 조치
(의정부=연합뉴스) 김도윤 기자 = 교사 시절 연극반 학생들을 성추행했다는 의혹을 받는 수도권의 한 사립고등학교장이 직위해제됐다.
해당 학교법인 이사회는 조만간 열릴 교원 징계위원회에 이 교장에 대한 중징계를 요청하기로 했다.
A학원은 6일 이사회를 열어 성추행 의혹을 받는 B교장을 직위해제하고 자택 대기발령해 학생들과 분리하도록 결정했다.
교원 징계위원회에 중징계도 요청하기로 했다. 해임, 파면 등이 중징계에 해당한다.
징계위는 이사회 3명, 교사 3명, 외부 인사 2명 등으로 구성되며 45일 이내에 징계 여부와 수위 등을 결정해야 한다.
이와 함께 A학원은 9일자로 현 교감을 교장 직무대리로 임명하고 B교장이 앞으로 교장 자격을 취득하지 못하도록 조치했다.
B교장은 지난달 말 연극배우인 김세환 씨가 '성폭력 반대 연극인 행동' 페이스북을 통해 학창시절 피해를 폭로하면서 성추행 의혹이 불거지자 출근하지 않고 우편으로 사표를 냈다.
그러나 A학원은 사표를 수리하지 않고 이사회를 열어 관련 의혹과 B교장 처분에 대해 논의했다.
B교장은 현재 연가 형식으로 출근하지 않고 있다.
이 학교 관계자는 "졸업생 가운데 추가 피해자가 있는지 면밀히 파악해 보고서를 작성한 뒤 징계위에 제출할 것"이라며 "학교를 최대한 빨리 정상화하겠다"고 밝혔다.
앞서 김세환 씨는 지난달 말 자신을 현직 연극배우인 31살 남성이라고 소개한 뒤 "교사 시절 어린 학생들의 꿈을 이용해 개인적인 욕심을 채우고 권력으로 행한 (B교장의) 상습적인 범죄를 말하려 한다"고 밝혔다.
김씨는 "10여 년 전인 고교 3학년 초 어느 날 연극 연습을 마친 뒤 그 사람이 이야기하자며 혼자 남게 했다"며 "무릎 위에 앉으라면서 배우를 하려면 남성성을 키워야 한다면서 키스를 요구했다"고 주장했다.
또 "입시를 준비하던 어느 날 중요한 배역을 맡긴 뒤 단둘이 연습하자며 키스는 물론 상습적으로 강제추행했다"며 "지옥 같은 날들을 보내면서 유일한 탈출구는 화장실에 가서 혀를 깨물고 헛구역질하는 것이었다"고 고백했다.
이후 페이스북에는 김세환 씨의 용기 있는 행동을 지지하고 응원하는 모임이 생겼고 이들은 A학원 이사회에 B교장의 파면을 요구하고 나섰다.
이들은 "파면요구가 이행되지 않으면 피해자와 소속 극단, 지지자들을 중심으로 서명운동과 규탄대회를 준비할 것"이라고 밝히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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