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립암센터 이용선 교수 연구팀 논문 발표
(서울=연합뉴스) 김잔디 기자 = 난소암을 악화시키는 새로운 유전자를 국내 연구진이 발견했다. 해당 유전자가 정상범위 이상으로 발현하면 환자의 생존율이 낮은 경향이 확인됐다. 크게는 2배 이상으로 생존율 격차가 벌어졌다.
국립암센터 국제암대학원대학교 암의생명과학과 이용선 교수팀은 경희대학교 최정혜 교수팀과의 공동 연구를 통해 'nc886'이라는 비번역RNA(ncRNA, non-coding RNA)가 난소암을 악화시키는 사실을 확인하고 그 기전을 밝혔다고 8일 밝혔다. 이 교수 등은 2011년 이 유전자를 발견해 학계에 보고했다.
비번역RNA는 세포 내에서 여러 유전자의 발현을 조절하는 역할을 한다.
연구팀에 따르면 nc886은 난소암에서 세포의 이동을 촉진하는 동시에 치료 약물에 대한 내성을 증가시켜 등 암을 악화시키는 것으로 확인됐다. 이 유전자는 세포의 발생과 분화, 사멸, 분열 등 다른 유전자를 조절하는 마이크로RNA(miRNA)에 영향을 끼치는 '제2의 조절자'라고 연구팀은 설명했다.
실제 연구팀이 난소암 환자 285명의 암 조직 임상 샘플에서 nc886 발현 정도를 비교한 결과, nc886 발현이 정상범위보다 큰 환자의 생존율은 정상범위보다 작은 환자의 절반에 불과했다. 난소암 수술 후 환자가 암의 재발 없이 생존하는 기간(RFS·relapse-free survival)을 측정한 결과다.
이 교수는 "nc886의 발현에 따라 생존율이 2∼3배 차이 난다는 사실을 확인했다"며 "수술 후 20개월째 nc886이 낮은 환자는 50%가 생존한 반면 nc886이 높은 환자는 20% 남짓에 그쳤다"고 말했다.
연구팀은 향후 nc886을 난소암 환자의 조기 진단 및 예후 예측, 치료에 활용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했다. 난소암은 초기 증상이 복부팽만, 소화불량, 복통 등이어서 쉽게 알아차리기 어려운 만큼 조기 진단과 진단 후 빠른 치료가 무엇보다 중요하다.
이 교수는 "nc886을 발견한 데 이어 해당 유전자가 난소암을 악화하는 기전을 규명해 세계 최초의 성과를 거뒀다"며 "연구 결과로 보아 nc886을 저해하는 물질은 그 자체가 난소암의 치료제가 되거나 기존 약물과 함께 투여해 효과를 높이는 등에 사용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연구 결과는 국제학술지 '네이처 커뮤니케이션즈'(Nature Communications)에 지난달 21일자로 게재됐다.
jandi@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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