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리 시내 대학서 밤중에 연좌농성 중인 학생들에게 화염병 날아들어
극우단체 추정 6명 체포…대입개편 반대 동맹휴업으로 수주째 佛 대학교육 파행
(파리=연합뉴스) 김용래 특파원 = 프랑스 정부의 대입제도 개편에 맞서 대학생들이 진행 중인 동맹휴업이 잇따른 폭력 사태로 얼룩졌다.
공영 프랑스텔레비지옹 등 현지언론에 따르면 6일 밤 11시 30분께(현지시간) 파리 13구 톨비악의 팡테옹 소르본대 캠퍼스 앞에 헬멧을 쓰고 야구 방망이를 든 청년 20∼30명이 몰려왔다.
이들은 몇 주 전부터 이 대학 앞에서 정부의 대입제도 개편안에 반대해 점거농성을 하는 대학생들을 표적 삼아 화염병을 여러 병 던지고 달아났다.
캠퍼스 앞에서 연좌농성을 벌이고 있던 학생들은 혼비백산했다.
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찰은 화염병을 투척하는 등 폭력을 행사한 괴한 중 6명을 붙잡아 조사 중이다.
학생들은 자신들을 공격한 세력이 동맹휴업과 대학점거에 반대하는 극우단체인 것으로 의심하고 있다.
대학 측은 곧바로 성명을 내고 "학생시위가 벌어지고 있는 대학에 외부로부터의 폭력이 발생한 것을 엄중히 규탄한다"고 밝혔다.
이와 비슷한 일은 몇 주 전에도 있었다.
지난달 22일 밤 프랑스 남부의 몽펠리에 법대 강당에서 정부의 대학교육 개편에 항의해 점거농성을 하던 학생들을 복면한 괴한들이 들이닥쳐 폭력을 행사하며 쫓아낸 사건이다.
괴한들의 배후로 의심받는 이 대학 법대 학장은 이 사건으로 사임했고, 그와 다른 교수 1명을 상대로 경찰의 수사가 진행되고 있다.
사건 직후 폐쇄된 몽펠리에 법대는 지난 3일 경찰의 삼엄한 경계 속에 다시 문을 열었지만, 학생과 대학 측의 긴장이 팽팽한 상태다.
프랑스 전역에서는 이처럼 정부의 교육제도 개편에 반대하는 대학생들의 동맹휴업이 수 주 째 이어지고 있다.
프랑스 정부는 대학의 학생선발권을 확대하는 쪽으로 대입제도 개편안을 마련했다.
그동안 지원자가 정원을 넘겨 몰리는 대학들은 무작위 추첨으로 학생을 선발해왔지만, 앞으로는 고교 성적과 활동기록 등을 참고해 대학이 자체적으로 입학이나 조건부 입학, 불합격자를 가리도록 허용하기로 했다.
그러나 대학생들은 정부의 대입제도 개편이 프랑스의 평등주의적인 원칙을 깨고 엘리트주의를 도입하려는 것이라며 반발하고 있다.
파리·리옹·마르세유·툴루즈·보르도·낭트 등 주요 도시의 대학들에서는 학생들이 수업을 거부하고 연좌농성에 나서면서 수업과 시험이 취소되는 등 대학교육이 수 주째 파행을 겪고 있다.
yongla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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