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량돌진 후 도주·시민 공격한 이전 테러와 달라
(베를린=연합뉴스) 이광빈 특파원 = 7일(현지시간) 오후 독일 뮌스터의 중심가에는 여느 주말과 마찬가지로 많은 인파가 몰렸다.
낮 기온이 20도가 넘는 화창한 날씨여서 레스토랑의 야외 좌석은 시민들로 가득 찼다.
그러나 봄날 거리의 평화로움은 오후 3시께 픽업트럭이 작정한 듯 인도로 돌진하면서 순식간에 산산이 조각났다.
시민들이 앉아있던 자리에는 차량에 부딪혀 부서진 테이블과 의자가 나뒹굴었다.
시민 3명이 숨졌고 6명이 중상을 입는 등 20여 명이 다쳤다. 초반에는 정치적 목적의 테러 가능성이 커 보였다.
2016년 12월 19일 베를린 크리스마스시장에서 이슬람 극단주의자에 의해 자행된 트럭 돌진 테러가 연상됐다.
더구나 이날은 정확히 1년 전 스웨덴 스톡홀름 쇼핑가에서 대형 트럭 돌진 테러가 일어난 날이었다.
그러나 여느 차량 돌진 테러와는 조금 달랐다.
대부분의 테러에서 용의자는 달아나거나 흉기를 휘둘러 피해를 늘렸지만, 이번엔 총으로 자살했다.
독일 당국은 이번 사건과 극단 이슬람주의와의 연관성을 발견하지 못했다고 밝혔다.
용의자는 49세 독일인 남성이었다. 독일 당국은 용의지가 난민 출신이 아니라고 확인했다. 항간에는 난민 출신일 것이라는 의심이 많았다.
일부 독일 언론도 아직 테러로 판단할 만한 증거가 발견되지 않았다면서 용의자가 정신적 문제를 겪었다고 보도했다.
정확한 사건 배경은 좀 더 조사가 이뤄진 뒤 나올 것으로 보인다.
사건이 벌어지자 자동소총으로 무장한 경찰이 현장 인근을 폐쇄하고 시민들을 대피시켰다.
경찰은 트위터로 사건 인근 현장에 시민들이 접근하지 말 것을 주문하고, 인근 주민에게는 창문을 닫을 것을 요구했다.
픽업트럭에서는 의심이 가는 물체가 발견돼 경찰이 조사에 나섰다. 저녁에는 사건 현장에서 충격음이 들렸다는 독일 현지언론의 보도도 나왔다.
사건 현장의 상공에는 헬리콥터가 경계를 펼쳤다.
경찰은 공범이 있을 경우를 염두에 둔 듯 뮌스터의 외곽도로에서 검문검색을 벌이기도 했다.
뮌스터 대학병원은 부상자들을 치료할 혈액을 공급받기 위해 밤에도 시민들의 헌혈을 기증받는다고 트위터에 공지했다.
뮌스터는 노르트라인베스트팔렌 주(州)에 속한 북서부 도시로, 인구가 30만 명이다. 중세 유적이 많으며 1648년 30년전쟁을 끝내는 베스트팔렌조약이 체결된 곳이다.
lkbi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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