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평양 주장' 보도 속 몽골·스웨덴 등도 거론
판문점도 여전히 유력한 선택지 관측
(서울=연합뉴스) 이상현 기자 = 미국과 북한이 정상회담 준비를 위한 실무회담을 진행하고 있으며 이 회담의 초점이 장소를 정하는 데 맞춰져 있다고 CNN이 7일(현지시간) 보도하면서 북미정상회담이 어디에서 열릴지 다시 주목받고 있다.
CNN은 북한이 수도 평양에서 회담을 열자고 밀어붙이고 있다고 소식통을 인용해 보도했다. 또 몽골의 수도 울란바토르도 가능한 장소로 떠올랐다고 전했다.
일본 아사히신문도 7일 "스웨덴과 몽골 양국 정부가 북미정상회담 개최지 제공에 의욕을 보이고 있다"고 보도하기도 했다.
이 신문은 스웨덴과 몽골 정부가 "개최를 희망한다면 대응할 준비를 하겠다"는 취지로 제안했지만 '북미는 이에 답변을 보류하고 있는 모양'이라고 전했다.
외신 보도 등을 종합해보면 일단 북한은 평양 개최를 원하는 것으로 보인다.
이번 북미정상회담이 김정일 국무위원장의 제안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응한 모양새이기 때문에 지난달 회담 추진이 알려진 직후에도 평양은 유력한 회담장의 하나로 꼽혔다. 지난 2000년 빌 클린턴 당시 미국 대통령과 김정일 국방위원장 간의 정상회담도 평양 개최로 추진된 점도 이런 관측에 힘을 실었다.
다만, 평양 개최방안은 미국이 정치적 부담이나 안전상 문제 등으로 난색을 표할 가능성이 작지 않다.
김 위원장이 이른바 '평화공세'의 효과를 극대화하기 위해 중국과 판문점(남북정상회담)에 이어 워싱턴을 전격 방문할 가능성도 완전배제할 수는 없겠지만 일단 가능성은 크게 거론되지 않고 있다.
미국 입장에선 비핵화 합의 없이 김정은 위원장을 안방으로 초대하기 부담스러울 수 있고, 북한 입장에서도 경호 문제 등이 마음에 걸릴 수 있다.
평양과 워싱턴이 아니라면 일단 가장 유력하게 떠올릴 수 있는 장소가 판문점이다. 남북 분단의 현장이라는 상징성과 함께 철저히 통제된 공간이라는 점에서 의외의 상황이 연출될 여지가 적고 양측 모두 경호 부담도 거의 없다. 미국 뉴욕타임스(NYT)도 지난달 후보지를 꼽으며 판문점을 제일 높은 자리에 놓았다.
다른 나라 중에서는 몽골과 스웨덴이 부각되고 있다.
몽골의 경우 북한의 전통적 우방국으로 중국과 러시아 사이에 위치해 북한과 지리적으로 멀지 않고, '울란바토르 안보대화'를 개최하며 북한 핵문제에도 관심을 보여왔다.
스웨덴은 평양에 대사관을 두고 있으며, 북한에 억류된 미국민의 영사 면회 업무 등을 해 왔다. 지난달 마르고트 발스트룀 외교장관과 리용호 북한 외무상의 회담도 스웨덴에서 열렸다.
이 밖에 중국 베이징이나 상하이 등도 가능성 차원에서 거론되고 있다.
고유환 동국대 북한학과 교수는 "북한은 우선 평양이고 미국은 워싱턴일 텐데 김정은 위원장 방미는 현실적 어려움이 있고, 트럼프 대통령 방북은 결심에 달렸다고 본다"며 "제3국의 경우 중·러는 비밀유지가 어렵고 간섭받는 느낌을 줄 수 있어서 가능성이 낮고, 그렇게 보면 몽골을 배제하기 어렵다"고 전망했다.
고 교수는 이어 "장소가 갖는 상징성이 워낙 커서 두 나라 모두 신경을 많이 쓸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hapyry@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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