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월 임시국회 정상화 기로…여야, 방송법·개헌 도돌이표 공방(종합)

입력 2018-04-08 18:28  

4월 임시국회 정상화 기로…여야, 방송법·개헌 도돌이표 공방(종합)
민주, 방송정상화 논의 제안했지만 보수野 "시간끌기 꼼수" 일축
9일 이낙연 총리 추경 시정연설·10~12일 대정부 질문 실시 불투명

(서울=연합뉴스) 김경희 김남권 배영경 기자 = 4월 임시국회가 파행 일주일 만에 정상화 기로에 섰지만 전망은 여전히 안갯속이다.




여야가 개점휴업 상태인 임시국회 돌파구를 마련하지 못할 경우 9일 예정된 이낙연 국무총리의 추가경정예산안 시정연설을 비롯해 10~12일 대정부 질문까지 차질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은 애초 합의대로 의사일정을 진행할 것을 요구하지만 자유한국당과 바른정당 등 야당은 일정을 재조정해 뒤로 미룰 것을 주장하며 타협점을 찾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여야는 8일에도 방송법 개정을 비롯한 쟁점법안 처리와 최대 현안인 헌법 개정을 놓고 무한대립을 반복했다.
민주당은 방송법 개정에 대한 즉각적 논의 착수를 일단 제안했지만 보수야당에선 이를 시간끌기용 '꼼수'라고 일축했다.
교착 상태인 개헌을 놓고는 청와대발로 이견이 없는 부분만 우선 처리하자는 '단계적 개헌론'이 흘러나왔지만 여당 내에서조차 "청와대의 공식적인 입장 표명이 아니다"라며 6월 지방선거 때 개헌 국민투표 일괄타결 입장을 고수했다.
정치권에선 국회 파행 이전에 시정연설과 대정부 질문 일정을 이미 잡아놓은 상황에서 국회 공전을 마냥 방치하는 것은 피차 부담인 만큼 절충을 시도할 것이란 지적이 조심스레 나온다.
일단 여야 원내대표들이 9일 정세균 국회의장과 정례회동에 앞서 별도로 조찬을 겸한 접촉을 하는 만큼 이 자리에서 쟁점법을 비롯한 의사일정 합의를 시도한다.
그러나 한국당을 비롯한 보수야권에선 여전히 대정부 질문 일정 자체의 연기를 주장하고 있어 최악의 경우 추경안 시정연설이 '반쪽'으로 진행되거나 무산될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시정연설 청취를 위한 본회의가 불발해 대정부 질문에 필요한 국무위원 출석의 건이 처리되지 못하면 대정부 질문 개최를 위해 별도 본회의를 열어야 한다.
민주당은 일단 방송법 개정과 관련해 고위공직자비리수사처법(공수처법) 처리와 연계해온 기존 입장을 부분적으로 완화하며 개헌과 국민투표법 개정, 추경처리 등 당면 현안에 대한 야당의 전향적 태도 변화를 촉구했다.
우원식 원내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기자 간담회를 열고 국회 공전의 표면적 계기를 제공한 방송법 개정과 관련, 방송의 공정성을 담보하는 차원의 방안을 마련하자며 즉각적인 논의를 제안했다.
우 원내대표는 간담회에서 "야당이 요구하는 방송법과 관련해 언제든 협의할 준비가 돼 있다"며 "정치권이 방송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통로를 원천적으로 차단하고 공영방송을 국민의 품에 돌려드릴 수 있는 완전하고 확실한 안을 만들자"고 밝혔다.
방송법 개정에 대한 '맞대응' 성격으로 내놓은 공수처법 처리에 대해서도 반드시 일괄 처리해야 하는 것은 아니라며 한 발 뒤로 물러섰다.
단계적 개헌론에 대해선 "협상은 국회에서 하는 것"이라며 선을 그었지만, 시기와 권력구조를 제외한 나머지 부분에 대해 유연성을 발휘할 수 있다고 강조하며 내용상으로 이견이 없는 부분부터 합의 도출 가능성을 사실상 열어놓았다.
그러나 보수야당은 방송 정상화 논의 제안을 '시간끌기용 말장난'이라고 비판하며, 단계적 개헌론에 대해서도 반대 입장을 분명히 했다.
자유한국당 김성태 원내대표는 기자간담회에서 우 원내대표의 방송법 관련 제안에 대해 민주당이 야당 시절 만든 개정안을 그대로 처리할 것을 거듭 압박하며 "분명한 시간끌기이고, 그런 꼼수는 부리지 말아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우 원내대표가 개헌투표 시기 및 권력구조에 대한 야당입장 수용 불가 방침을 재확인한 것에 대해서도 "국민 개헌을 걷어차 버리겠다는 입장을 천명한 것"이라며 "문재인 대통령과 국회 교섭단체 원내대표들이 모여서 국민 개헌안을 합의할 수 있는 자리를 하루 속히 만들어달라"고 문 대통령과의 직접 개헌협상을 압박했다.
단계적 개헌안에 대해서도 "어떻게 합의한 것만 하고 제왕적 대통령제에 손을 대지 않겠다고 할 수 있느냐"며 "화장실 갈 때와 갔다 온 이후 이렇게 다를 수 있느냐"며 목소리를 높였다.
바른미래당 김동철 원내대표도 연합뉴스와 통화에서 "민주당이 과거 야당시절 내놓은 방송법 개정안을 처리하지도 않으면서 구체적인 안도 없이 방송정상화 방안을 논의하자는 것은 시간 끌기에 불과하다"고 주장했다.
김 원내대표는 개헌과 관련해선 "개헌 시기와 권력구조 문제를 제외하면 남은 핵심사안은 권력기관 개혁과 선거제도 개편"이라며 "민주당이 이에 대한 대안을 제시해야만 만나서 얘기해볼 수 있다"고 말했다.
반면 민주평화당 장병완 원내대표는 연합뉴스와 통화에서 "방송법은 어떤 방식을 택하든 여야가 협상해서 처리해야 한다"며 "모든 것을 다 만족시켜 놓고 국회 문을 열겠다는 것은 어려운 만큼 국회를 우선 정상화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kyunghee@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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