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물쇠 달린 목제 우리에 감금하고 이틀에 한번 밥주고 목욕시켜
(도쿄=연합뉴스) 최이락 특파원 = 일본 남서부 효고(兵庫)현에서 70대 부모가 장애가 있는 아들을 26년간 감금상태에서 생활하게 한 사실이 드러나 경찰이 수사에 나섰다.
8일 교도통신에 따르면 효고현 경찰은 효고현 산다(三田)시에 사는 야마자키(山崎·73)씨를 감금 용의로 체포했다.
통신에 따르면 야마자키씨는 약 26년 전부터 장남(42)을 목제 우리(짐승 등을 가둬 기르기 위해 만든 틀)에 가둬 놓은 혐의를 받고 있다.
야마자키는 "아들이 난폭하게 굴어서 그랬다"고 가둬 놓은 점을 인정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런 사실은 지난 1월 중순 야마자키씨가 부인을 노인복지시설에 보내기 위해 산다시의 복지담당자와 상의하면서 "장남을 우리에 가둬놓고 생활하게 한다"고 언급하면서 파악됐다.
이에 시청 직원들이 야마자키씨의 자택을 방문한 결과 높이 1m, 가로 1.8m, 세로 90㎝ 크기의 목제 우리에 갇혀 있는 장남을 발견했다.
이 우리에는 자물쇠가 설치돼 있었으며, 발견 당시 이 남성은 상의만 걸치고 있던 것으로 알려졌다. 또 우리 안에는 애완동물용 배변용 시트가 깔렸던 것으로 전해졌다. 현재 이 남성은 시의 보호시설에서 생활하고 있다.
야마자키씨는 경찰 조사에서 "장남에게 정신질환이 있어서 16세 때부터 우리에서 생활하게 했다"며 "이틀에 한 번, 밥을 먹이고 목욕도 시켰다"고 진술했다.
야마자키씨의 아들은 장애인에게 발급되는 장애인수첩을 소지하고 있었지만, 시청에 도움을 요청한 적이 없어서 시청 관계자도 이 남성이 장애인이라는 사실을 파악하지 못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앞서 오사카(大阪)부 오사카시의 민가에서 지난해 12월 부모로부터 "정신질환이 있어 난폭하게 군다"는 이유로 감금돼 생활하던 여성이 사망한 사건이 있었다.
이 여성의 부모는 보호책임자 유기치사 및 감금 혐의로 기소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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