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자골프 김지현, 제주 강풍 뚫고 시즌 첫 우승

입력 2018-04-08 18:25  

여자골프 김지현, 제주 강풍 뚫고 시즌 첫 우승
최종 라운드 4언더파…오지현 1타차로 제치고 통산 4승






(서귀포=연합뉴스) 권훈 기자=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투어 김지현(27)은 지난해 상반기에만 3승을 올리며 상금, 다승 등 개인 타이틀 전 부문에서 1위를 달려 '대세'로 불렸다.
3승 가운데 최고 권위의 메이저대회 한국여자오픈에서 이정은(22)을 상대로 거둔 역전 우승도 포함됐다.
하지만 시즌이 끝날 땐 김지현은 상금왕, 대상, 다승왕, 평균타수 1위, 인기상 등 개인 타이틀을 하나도 손에 넣지 못했다. KLPGA투어 '대세'는 6관왕을 차지한 '핫식스' 이정은 몫이 됐다.
김지현은 8일 제주도 서귀포시 롯데 스카이힐 제주 컨트리클럽 스카이·오션 코스(파72)에서 열린 KLPGA투어 국내 개막전 롯데 렌터카 여자오픈 최종 라운드에서 4언더파 68타를 쳐 2라운드 합계 9언더파 135타로 오지현(22)을 1타차로 제치고 우승했다.
우승 상금은 1억2천만원.
시즌 첫 우승이자 통산 4승째를 거둔 김지현은 다시 한번 '지현 천하'를 구가할 발판을 마련했다.
강풍으로 이틀이나 경기를 치르지 못해 애초 72홀 경기에서 36홀 경기로 축소돼 5일 1라운드 이후 사흘 만에 최종 라운드에 나선 김지현은 아직도 위력을 잃지 않은 제주 바람 앞에서 보기 없이 버디 4개를 골라내는 무결점 플레이를 펼쳤다.
김지현이 경기에 나설 때 이미 최종 라운드 경기를 끝낸 오지현은 7타를 줄여 8언더파 136타로 선두 자리를 꿰찬 상태였다.
1라운드에서 5언더파를 친 김지현은 오지현을 따라 잡으려면 4타를 더 줄여야 했지만 오지현이 경기를 치른 오전과 달리 김지현이 최종 라운드에 나선 오후에는 바람이 강해져 타수 줄이기가 쉽지 않았다.
낮 12시가 넘어 경기에 나선 선두권 선수들은 강한 바람에 고전하며 대부분 타수를 잃었다.
김지현만은 예외였다. 차분하게 파를 지키며 기회를 엿보던 김지현은 7번홀(파4)에서 4m 버디를 잡아내며 추격에 시동을 걸었다.
난도가 낮은 9번홀(파5)에서 손쉽게 1타를 더 줄인 김지현은 11번(파4), 12번홀(파4) 연속 버디를 잡아내며 단숨에 선두로 뛰어 올랐다.
이후 김지현은 꿋꿋하게 타수를 지켰다. 페어웨이와 그린에 볼을 올리는데 집중했다.
18번홀(파5)에서 아쉽게 버디 기회를 놓쳤지만 1타차 우승을 완성한 김지현은 아직 경기가 끝나지 않은 경쟁자를 의식해 별다른 세리머니 없이 조용히 그린을 벗어났다.
이날 오후 7시 제주공항에서 김포공항을 가는 비행기를 타려다가 예약을 취소하고 6시간 넘게 클럽 하우스에서 기다리던 오지현은 살짝 미소를 지으며 발길을 돌렸다.
이날 7시50분에 티오프해 무려 9개의 버디를 잡아내며 7언더파 65타를 때려 클럽 하우스 리더로 올라선 오지현은 "우승은 기대도 않는다"고 말하고도 경기가 끝날 때까지 대기한 오지현은 1타차 준우승에 만족해야 했다.
이정은은 내내 고전하다 마지막 18번홀(파5)에서 2m 이글 퍼트를 집어넣어 1언더파 71타를 적어내 2타차 3위(7언더파 137타)를 차지했다. 이정은은 이글이 나오기 전까지는 버디 2개, 더블보기 1개, 보기 1개로 1타를 잃어 우승 경쟁에서 밀려났다.
오지현처럼 오전에 경기를 시작한 김지영(22)과 김자영(27), 최민경(25), 그리고 지한솔(22)이 공동4위(6언더파 138타)에 올랐다.
khoon@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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