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홍콩 건설 야욕…'시진핑판 남순강화' 하이난 개발 성공할까

입력 2018-04-09 11:13  

제2홍콩 건설 야욕…'시진핑판 남순강화' 하이난 개발 성공할까
덩샤오핑도 실패한 하이난 개발…"시진핑 의욕에도 산적한 난관"



(홍콩=연합뉴스) 안승섭 특파원 =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이 보아오 포럼에서 '하이난(海南) 자유무역항 개발'을 발표할 것으로 보이지만, 그 실현에는 작지 않은 난관이 기다리고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9일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에 따르면 시 주석은 10일 보아오 포럼 기조연설에서 미국의 대규모 관세 부과에 대한 반대 입장을 강력하게 밝히면서 자유무역의 전도사 역할을 자처할 것으로 보인다.
나아가 '중국의 하와이'로 불리는 하이난을 홍콩처럼 상품과 자본, 인적자원이 자유롭게 넘나드는 자유무역항으로 개발하는 계획을 발표해 중국의 개혁개방 의지를 천명할 것으로 예상된다.
올해 보아오 포럼은 지난해 10월 중국 지도부 개편이 마무리되고 처음 열리는 대규모 외교행사인 데다, 중국의 개혁·개방 40주년을 맞는 해에 열려 역대 최대 규모로 치러지고 있다.
SCMP는 시 주석의 이 같은 개혁개방 의지 천명 방침이 덩샤오핑(鄧小平)의 '남순강화'(南巡講話)를 연상케 한다고 지적했다.
1989년 톈안먼(天安門) 민주화 시위를 무력으로 진압한 후 중국 지도부의 개혁개방 의지에 대한 의구심이 커지자, 1992년 초 덩샤오핑은 직접 상하이, 선전(深천<土+川>), 주하이(珠海) 등을 순시하면서 개혁과 개방을 확대할 것을 주문했다.
남순강화는 결국 성공을 거뒀고, 중국은 이후 남동부 연안 지역을 중심으로 고도의 경제 성장을 실현했다.
시 주석은 하이난을 개혁개방을 이끌었던 상하이, 홍콩보다도 더 개방도가 높은 자유무역항으로 개발해 대내외에 중국의 시장 개방 의지를 과시하고 새로운 성장 동력을 창출하려 할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덩샤오핑이 실패한 하이난 개발을 시 주석이 성공할 수 있을지는 아직 미지수로 남아 있다.
남중국해의 북서부이자 베트남, 필리핀 등과 인접한 3만4천㎢ 면적의 섬인 하이난은 그 전략적 중요성 때문에 잠수함 기지 등 각종 군사시설이 밀집한 곳이기도 하다.
1998년 광둥(廣東) 성에서 독립해 새로운 성(省)이자 중국 최대의 특별경제구역으로 지정됐다. 하지만 하이난 개발과 관련된 각종 부패 사건이 끊이지 않고, 1992년까지 주택 가격이 3배로 뛰어오르는 등 부동산 투기가 기승을 부렸다.
결국, 덩샤오핑은 하이난 개발의 실패를 인정하고 1993년 모든 개발 계획에 대한 지원을 철회했다. 이는 중국 개혁개방 후 최초의 '부동산 거품 붕괴'로 기록된다.
2009년 중국 정부는 하이난을 국제적인 관광 지역으로 개발하겠다는 야심 찬 계획을 다시 내놓았고, 고속도로·고속철·공항 등 각종 인프라 투자와 자금 지원을 아끼지 않았다.
하지만 지난해 하이난을 찾은 6천700만 명의 관광객 중 외국인 관광객은 고작 100만 명에 지나지 않았다. 면적이 하이난의 6분의 1에 불과한 인도네시아 발리가 500만 명의 외국인을 끌어들인 것과 극명하게 대조된다.
지난 5년간 하이난이 유치한 외국인 투자액은 100억 달러(약 11조원)에도 미달해 중국 전체 투자 유치액의 1.5%에 지나지 않았다. 1인당 국내총생산(GDP)은 중국 평균에 못 미치며, 지난해 성장률은 31개 성 중 22위에 머물렀다.
중국 국무원 산하 개발연구센터의 류융 연구원은 "우호적인 정책과 막대한 투자에도 불구하고 하이난 개발은 수차례 실패했다"며 "하이난 개발이 성공하기 위해서는 높은 물가, 낮은 서비스 질, 불충분한 인프라 등의 문제를 해결해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ssahn@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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