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의 도용해 휴대폰-대출 사기 치고 2년치 월급도 가로챘다" 주장
(구미=연합뉴스) 박순기 기자 = "지적장애 아들 명의로 휴대전화 여러 대를 개통하고 금융기관에서 돈까지 대출해 피해가 막대합니다."
지적장애 3급 아들 A(31)씨를 둔 어머니는 19일 "2년간 휴대전화 3대 및 인터넷TV 요금 650만원, 저축은행 대출금 및 연체료 680만원에 대한 체납 독촉장들이 계속 오고 있다"며 이같이 말했다.
A씨는 2015년 11월 경북 구미 모 용역사 소개로 자동차부품사에서 6개월, 휴대전화부품사에서 1년 반 동안 각각 근무했다.
어머니와 함께 살던 A씨는 직장 생활 때문에 용역사가 구해준 원룸에서 생활했다.
용역사에 한때 근무했다는 여성 김모(33)씨를 알게 된 후 모든 일이 꼬였다고 한다.
김씨 꼬임에 넘어가 A씨 명의로 휴대전화·인터넷TV에 가입하고, 저축은행에서 500만원까지 대출해줬다는 것이다.
아들이 2년간 받은 월급 100만∼180만원(총 3천500여만원)도 김씨에게 모두 빼앗겨 실질적인 피해는 이보다 훨씬 크다.
신체장애 2급인 어머니는 "아들을 찾으려고 했지만 용역사가 아들을 빼돌려 도저히 찾을 수 없었다"고 당시 상황을 설명했다.
어머니는 19일 구미경찰서에 김씨를 사기대출로 고소했다. 이어 법원에 아들 후견인을 신청했다.
앞으로는 어머니 동의가 없을 때는 이 같은 금전 문제에 관해 법적인 책임을 피할 수 있게 됐다.
A씨와 어머니의 딱한 사정을 전해 들은 2개 통신사는 휴대전화와 인터넷TV 요금 650만원을 모두 면제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모 저축은행 측은 "경찰에 고소한 사건이 사기대출로 밝혀지면 법적 구제방안이 나올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A씨를 도와준 구미시 지적장애인자립지원센터 유성남 팀장은 "모자가 외부와 소통을 하지 않고 후견인 신청도 하지 않아 문제가 커졌는데 통신사들이 도와줘 다행이다"며 "장애인을 이용한 범죄행위를 엄하게 처벌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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