닉스 CA 대표 2015년 두테르테 대선 캠프 참모들과 식사
(서울=연합뉴스) 권영석 기자 = 페이스북에서 불법수집한 개인정보 유출 파문에 연루된 영국 데이터 분석회사 '케임브리지 애널리티카(CA)'와 이 회사 대표 알렉산더 니스가 2016년 필리핀 대선을 1년 앞두고 선거에 개입한 정황이 드러났다.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는 9일 최근 정직 징계를 받은 닉스 대표가 지난 2015년 5월 마닐라에서 로드리고 두테르테 대선 캠프에서 핵심 역할을 한 호세 가브리엘 라비냐와 피터 튜 라비냐 등 2명과 식사를 함께 했다면서 이같이 보도했다.
닉스 대표는 면담 당시 페이스북 개인정보 유출 사태에 연루된 케임브리지 애널리티카의 모회사인 '스트래티직 커뮤니케이션 랩'(SCL) 이사라고 자신을 소개하고 첨단 기술이 향후 선거에 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발언을 한 것으로 전해졌다.
피터는 마닐라 국립프레스클럽(NPC) 식당에서 닉스 대표와 대통령 공보실의 조엘 시 에그코 당시 NPC 회장, 타이판 밀란 변호사, 두테르테 대통령 친인척 등과 식사를 하며 대화를 나누는 모습을 사진으로 찍어 자신의 페이스북에 올렸다.
당시 두테르테 대통령 후보의 경쟁 대선 캠프에서 일했던 소식통들은 익명을 요구하며 닉스 대표나 SCL 관계자들을 만난 적도 없고 들어보지도 못했다고 밝히고 "우리는 우리 자체 소셜미디어 전략을 구사했다"고 덧붙였다.
하지만 피터는 페이스북 메신저를 통해 두테르테 대선 캠프는 닉스 대표나 SCL과 계약한 적이 없다고 부인했다. 그는 "우리는 대선 캠페인 당시 외국인들의 도움을 받은 적이 없다"고 강조했다.
그는 닉스 대표와 몇 차례 만났느냐는 질문에 "나는 그가 누구인지 모른다. 나는 외국인이 연사로 참여한 NPC 주최 포럼에 참석한 사람 중 한 명일 뿐이다. 나는 당신이 언급한 사람이 그 사람인지 기억할 수가 없다"고 답변했다.
필리핀 선거관리위원회 규정에 따르면 필리핀 선거에 외국인이나 외국 업체가 개입하는 것은 형법 위반 행위다. 그러나 처벌이 가능하기 위해서는 그 범죄 행위가 대선 캠페인 기간에 발생해야 한다.
크리스티안 몬소드 전 필리핀 선거관리위원장은 "닉스 대표나 SCL의 행동에 관한 보도는 초동 수사를 위한 충분한 근거가 된다"면서 "이는 특정 후보나 정당을 주범, 공범, 또는 종범으로 간주할 수도 있게 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yskwo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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