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7% "다른 종교에도 진리"…53% "동성애는 죄"
(서울=연합뉴스) 김희선 기자 = 개신교인들의 배타적 성향이 과거에 비해 많이 완화됐지만, 동성애에 대해서는 절반 이상이 죄라고 인식하는 등 비개신교인들의 인식과 여전히 큰 괴리가 있다는 분석 결과가 나왔다.
한국기독교사회문제연구원이 개신교인 800명, 비개신교인 200명 등 전국 성인 남녀 총 1천명을 대상으로 신앙관과 주요 사회 현안에 대한 인식조사를 실시한 결과, 이같이 나타났다고 9일 밝혔다.
우선 신앙관에 대한 조사를 보면 개신교인 중 다른 종교나 가르침에도 진리가 있다고 생각하는 이들의 비율은 47.2%로 응답을 보류하거나(40.2%) 다른 종교나 가르침에는 진리가 없다고 답한 이들(23.9%)보다 많았다.
구원과 관련해서는 기독교에만 구원이 있다는 견해가 45.6%로 타 종교에도 구원이 있다(28.4%)는 견해보다 우세했다. 성서에는 오류가 있을 수 없다는 '성서무오설'의 입장을 취하는 개신교인의 비율도 50.9%로 오류가 있다고 생각하는 이들의 비율(20.1%)보다 높았다.
연구원 측은 "1982년 실시한 설문조사에서 개신교인의 62.6%가 기독교의 진리만이 참 진리라고 답했고, 90% 이상이 성서무오설의 입장을 취했던 것과 비교하면 배타주의적·근본주의적 성향이 많이 완화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개헌, 남북관계, 동성애 등 주요 사회현안에 대한 인식조사를 보면 다른 항목과 달리 동성애에 대해서는 개신교인의 인식이 비개신교인과 현격한 격차를 보였다.
'동성애는 죄인가'라는 질문에 비개신교인의 경우 18.5%만이 '그렇다'고 답한 반면 개신교인은 53.5%가 '그렇다'고 답했다.
'동성애가 질병인가'라는 질문에도 개신교인은 45.2%가 '그렇다'고 답해 비개신교인(23.5%)과 상당한 격차를 보였고, '동성애가 에이즈와 같은 질병의 원인이라고 생각한다'고 답한 이들의 비율도 개신교인(55.1%)과 비개신교인(35%) 간 격차가 컸다.
반면, 개헌과 관련해서는 개헌해야 한다는 응답이 개신교인은 55.8%, 비개신교인은 65.0%를 차지했고, 개헌 시기에 대해서도 6·13 지방선거와 동시에 실시해야 한다는 응답이 개신교인(35.2%)과 비개신교인(41.9%) 모두 가장 많아 개신교인과 비개신교인 간 견해차가 크지 않은 것으로 분석됐다.
남북관계와 관련해서는 남북통일을 해야 한다는 응답 비율이 개신교인은 57.3%, 비개신교인은 46.5%를 각각 차지했고, 한반도 평화를 위협하는 가장 주된 요인으로는 개신교인(50.1%)과 비개신교인(45.5%) 모두 '북한의 핵개발'을 1순위로 꼽았다.
연구원 측은 이번 설문조사에 대해 "일부 보수 성향의 목회자들에 의해 정치적으로 악용되는 보수적 신앙관과 그들의 주장이 개신교인의 전반적인 인식과는 차이가 있음을 보여준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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