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원식 "불이익 줬는데 로비냐…금융개혁 좌초시키려는 것"
'한미연구소 블랙리스트' 野 주장에 "여야 공히 지적했던 문제"
(서울=연합뉴스) 고상민 기자 =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은 9일 자유한국당 등 야당이 국회의원 시절 '외유성 출장' 의혹 논란에 휩싸인 김기식 금융감독원장의 자진사퇴 또는 임명철회를 요구하는 데 대해 "문재인 정부 흠집내기"라고 비판하며 '김기식 감싸기'에 집중했다.
우원식 원내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에서 "김 원장은 평소 소신이 있고 깐깐한 원칙주의자다. 김 원장은 과거 출장과 관련해 해당 기관에 특혜를 안 줬다"며 "혜택은커녕 불이익을 줬는데 어떻게 로비라고 부르냐"고 지적했다.
그는 "김 원장이 국민의 눈높이에 안 맞은 부분에 대해 사과한 마당에 야당이 무리한 정치공세를 이어가면 우리도 묵과하지 않겠다"면서 "김상조 공정거래위원장의 청문회 과정과 같이 김 원장의 취임에 불편해하던 이들이 그를 낙마시키고 금융시장의 개혁을 좌초시키려고 하는 것이 아닌가 의심한다"고 주장했다.
강훈식 원내대변인도 논평에서 김 원장의 사퇴를 주장하는 한국당과 바른미래당을 향해 "금감원장을 향한 정치공세를 즉각 중단하라"고 촉구했다.
강 원내대변인은 "한국당의 금감원장에 대한 과도한 정치공세가 또 다른 '국회 파행의 수단'이 되지 않기를 바란다"면서 "김 원장이 유감을 표명하고 해당 기관에 특혜를 제공한 바가 없다고 소명했음에도 한국당이 정치공세에 나서는 이유를 국민은 너무나 잘 알고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야당의 금감원장 사퇴 요구는 지방선거용 '표 계산'에 집착해 국민의 절대적 지지를 받는 문재인 정부를 흠집 내려는 시도"라고 쏘아붙였다.
민주당은 국회의원의 피감기관 지원 해외출장 논란이 불거진 만큼 이참에 여야가 함께 개선 방안을 찾자고 제안하기도 했다.
우 원내대표는 "국민의 눈높이에 안 맞는 국회 해외시찰 관행도 개선해야 한다"면서 "'김영란법' 이후에 많은 것이 개선됐지만 필요하면 전반적 상황을 국민에 공개하고 추가적인 제도개선책 마련에도 나서겠다"고 밝혔다.
강 원내대변인도 "국회의원의 해외시찰에 대해 여야가 서로 남 탓만 할 것이 아니다"며 "실질적 개선을 이룰 방안을 모색하면 될 일"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민주당은 미국 존스홉킨스대학 국제관계대학원(SAIS) 산하 한미연구소(USKI)에 대한 정부의 예산 지원 중단 결정을 문재인 정부의 '블랙리스트 공작' 결과라는 야당의 지적도 조목조목 비판했다.
박범계 수석대변인은 논평을 내고 "한미연구소 건을 인사개입 문제, 블랙리스트, 한미 간 신뢰 문제로 확대하는 일부 야당의 행태에 개탄을 금할 수 없다"면서 "미국 대학 연구소라고 해서 국민의 혈세가 허투루 쓰이는 것을 어떻게 묵인하라는 말이냐"라고 따져 물었다.
그러면서 "20억원이 넘는 국가 예산을 쓰면서 국회에 낸 자료는 달랑 두 장의 자료뿐이었고 이는 여야를 가리지 않고 지적했던 문제점이었다"고 강조했다.
박 수석대변인은 "이런 연구소에 대해 경제인문사회연구회는 이사회를 열어 예산 중단을 결정했고 일방적인 통보도 아니었다"며 "이것이 무슨 블랙리스트이며 한미 신뢰관계 훼손인지 되묻지 않을 수 없다"고 말했다.
gorious@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관련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