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20년 지적도와 비교해 하비로청사 위치 확인
(서울=연합뉴스) 박상현 기자 = 1919년 4월 중국 상하이에서 수립된 임시정부가 그해 8∼10월 사용했던 하비로(霞飛路) 청사의 위치를 확인한 연구결과가 나왔다.
김광재 국사편찬위원회 편사연구관은 1920년에 제작된 지적도 '프랑스 조계 : 확장지역'을 현재 지도와 비교해 상하이 하비로 321호에 있었던 임정 청사의 위치가 오늘날 화이하이중루(淮海中路) 651호라고 10일 밝혔다.
김 연구관은 임시정부에서 활동한 박찬익(1884∼1949)의 며느리 신순호 여사가 2015년 공개한 임시정부 청사 사진에 있는 '대한민국 원년 10월 11일 중화민국 상하이 법계(法界·프랑스 조계) 하비로 321호' 문구를 근거로 그동안 알려지지 않았던 하비로 청사의 위치를 찾았다.
내년이면 수립 100주년을 맞는 대한민국임시정부는 처음 상하이 프랑스 조계지(租界地·외국인이 거주하며 치외법권을 누린 지역) 내 김신부로(金神父路)에 청사를 마련했다고 전한다. 이후 장안리(長安里) 민단 사무소를 거쳐 하비로 청사를 거점으로 삼았다.
하비로 청사에서는 1919년 9월 상하이 임시정부를 한성 임시정부·러시아 연해주 대한국민의회와 통합하는 회의가 열렸으나, 그해 10월 프랑스 조계 당국이 건물 폐쇄 조치를 단행하면서 문을 닫았다. 현재 임정이 청사로 활용했던 2층 양옥은 사라지고, 6층짜리 신식 건물이 들어선 상태다.
김 연구관은 "하비로 청사는 사실상 임정의 두 번째 청사라고 할 수 있다"며 "임정은 1919년 10월 이후 일제의 감시를 피해 상하이에서 10여 차례 옮겨 다녔고, 청사를 분산해 운영하기도 했다"고 설명했다.
하비로 청사는 오늘날 대한민국임시정부 전시관으로 사용되는 보경리(普慶里) 4호 임시정부 청사와 직선거리로 약 600m 떨어져 있다. 임정은 1926년부터 윤봉길 의거 직후인 1932년 5월까지 보경리 청사를 사용했다.
김 연구관은 임정 청사의 위치를 규명한 논문을 경인문화사에서 출간하는 '근현대 상해 한인사 연구'에 실을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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