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서울병원 유방암센터, 15년치 여성암 발생 분석결과
박연희 센터장 "유방암 생존률 높지만 사회 편견으로 경제손실 커"
(서울=연합뉴스) 김길원 기자 = 암 발생에 따른 여성 경제활동인구의 경제적 손실 규모가 연간 2조7천100억원에 달하고, 이 중 23.6%가 유방암에서 비롯됐다는 분석이 나왔다.
삼성서울병원 암병원 유방암센터 연구팀(박연희 센터장, 진료기획팀 박정현 책임연구원)은 국내 경제활동에 참여한 여성 인구 수와 이들의 암 발생 추이를 토대로 국내총생산(GDP)에 미치는 영향을 분석한 결과 이같이 나타났다고 10일 밝혔다.
이 연구결과는 한국유방암학회 학술지 최근호에 실렸다.
연구팀에 따르면 갑상선암을 제외하고 암으로 인한 여성 경제활동인구의 연간 경제적 손실 규모는 2014년 기준 2조7천100억원으로 추산됐다. 15년 전인 1999년에는 이런 경제적 손실 규모가 4천780억원이었다. 물가인상 등의 변수가 있지만, 절대액으로 보면 15년 새 5.7배가량 증가한 수치다.
암종별로는 유방암이 연간 6천420억원으로 손실액이 가장 컸다. 이어 대장암 1천890억원, 위암 1천870억원, 폐암 1천80억원, 간암 619억원 등의 순이었다.
유방암이 다른 암에 견줘 손실 규모가 큰 것은 유방암 자체가 주는 외형변화, 여성성 상실 등의 특성에다 경력이 단절된 여성이 직장으로 복귀하기 쉽지 않은 현실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탓으로 연구팀은 풀이했다.
유방암은 국내에서 갑상선암을 제외하고 여성에게 가장 많이 발생하는 암으로 꼽힌다. 여성이 경제활동에 참여하는 황금기인 35세 이상∼64세 이하 연령대의 모든 암 중 발생률이 가장 높다.
이처럼 환자가 많은 대신 생존율은 높은 편이다. 유방암의 5년 상대생존율은 92.3%로 다른 암과 비교하면 가장 앞선다.
연구팀은 "많은 유방암 환자들이 발병 이후 일터를 떠났다가 치료를 끝마쳤음에도 불구하고 여러 난관에 부딪혀 여전히 경제활동이 위축돼 있다는 점을 간접적으로 보여주는 연구결과"라고 설명했다.
더 큰 문제는 유방암 환자가 계속 늘고 있다는 점이다. 유방암은 해마다 2만명 남짓한 환자들이 새로 발생한다.
다른 암들은 2012년부터 신규 암환자 발생이 감소 추세로 돌아서거나 제자리에 멈춘 데 반해 유방암 환자는 매년 4%씩 늘고 있다. 그만큼 사회적으로도 부담이 계속 커질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박연희 센터장은 "유방암은 사회 전체가 관심을 두고 지원하지 않으면 단순히 개인의 불행으로 그치는 게 아니라 경제 성장을 억누르는 결과로 이어지게 된다"며 "여성이 유방암으로 인해 경력이 중단되지 않고 원만하게 일터에 복귀할 수 있도록 사회의 따뜻한 관심과 정책적 배려가 절실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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