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남규·고규영·연광철·강칼라 수녀 등 부문별 수상
(서울=연합뉴스) 이승관 기자 = 전세계 수학계의 오랜 난제를 해결한 오희(49) 미국 예일대 석좌교수가 올해의 호암상 과학상 부문 수상자로 선정됐다.
호암재단(이사장 손병두)은 10일 오 석좌교수를 비롯해 박남규(58) 성균관대 교수(공학상)와 고규영(61) 한국과학기술원(KAIST) 특훈교수(의학상), 연광철(53) 성악가(예술상), 강칼라(75) 수녀(사회봉사상) 등 5명을 '제28회 호암상 수상자'로 선정했다고 밝혔다.
과학상을 받은 오 교수는 '아폴로니우스의 원 채우기'에 관한 수학계의 오랜 난제를 해결한 인물로 유명하다.
이를 통해 고사리 잎, 눈송이 등 자연에 존재하는 프랙탈(작은 구조가 전체 구조와 비슷한 형태로 끝없이 되풀이되는 구조)의 기하 해석에 적용할 수 있을 것이라는 평가를 받았다.
지난 2015년 한국인으로는 처음으로 미국 수학회로부터 최고의 여성 수학자에게 주는 '새터상'을 받았고, 지난해에는 미국 '구겐하임 펠로우'로 선정됐다.
서울대 수학과 출신의 오 교수는 예일대에서 박사학위를 받은 뒤 캘리포니아공과대·브라운대 등에서 교수를 지냈다. 2013년에는 예일대 설립 이후 312년간 유지된 '금녀의 벽'을 뚫고 수학과 종신직(테뉴어) 교수로 임용돼 큰 화제를 낳았다.
공학상 수상자인 박 교수는 실리콘 소재 태양전지의 단점을 획기적으로 개선할 수 있는 고체 페로브스카이트 태양전지를 세계 최초로 개발해 차세대 태양광 발전 연구 분야에 새로운 돌파구를 제시한 것으로 평가받았다.
의학상의 고 교수는 인간 장기의 모세혈관과 림프관의 숨겨진 특성을 규명해 관련 신약 개발의 토대를 마련하는 등 암 혈관 생성에 관한 국제적 명성을 가진 전문가로 유명하다.
연 씨는 세계적 성악가 플라시도 도밍고로부터 '차세대 가장 주목해야 할 베이스'라는 찬사를 받으며 유럽 무대에 데뷔한 이후 25년간 세계의 주요 오페라 무대를 누벼 온 정상급 베이스 오페라 가수다.
'푸른 눈의 천사'로 불리는 강 수녀는 1968년 우리나라로 건너온 이탈리아 시골 출신의 수녀로, 한센인을 보살피는 데 평생을 바쳐온 인물이다.
시상식은 오는 6월 1일 호암아트홀에서 열리며, 각 수상자는 상장과 메달, 상금 3억원을 받는다.
이번 수상자들은 노벨상 수상자인 팀 헌트, 댄 셰흐트만 박사 등 국내외 저명 학자와 전문가 38명으로 구성된 심사위원회와 국제적 명성을 가진 해외 석학자문단 36명의 검증 및 현장 실사 등을 거쳐 확정됐다고 재단은 설명했다.
호암재단은 6월 호암상 시상식을 전후로 국내 전문 연구가를 위한 '제6회 호암포럼', 청소년을 위한 '호암상 수상기념 강연회'와 '노벨상 및 호암상 수상자 합동 청소년 강연회' 등을 개최할 예정이다.
호암상은 삼성그룹 창업자인 호암(湖巖) 이병철 전 회장의 뜻을 기려 이건희 삼성 회장이 지난 1990년 제정한 상으로, 올해까지 총 143명의 수상자가 244억 원의 상금을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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