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30년까지 전기차 섬 조성, 도박도 허용 검토…'제2 홍콩' 부상
(상하이=연합뉴스) 정주호 특파원 = 보아오포럼이 열리고 있는 하이난(海南)성이 중국의 새로운 개혁·개방 진지로 뜨고 있다. 2030년까지 하이난성을 완전한 '전기차 섬'으로 바꾸는 사업도 추진 중이다.
보아오포럼에 참석한 시진핑(習近平) 국가주석은 10일 개막식 연설에서 올해가 중국의 개혁·개방 40주년이자 하이난 경제특구 30년이 되는 해라는 점을 내세워 하이난성을 중국의 새로운 개혁·개방 시험지로 삼겠다는 뜻을 밝혔다.
시 주석은 "하이난성은 개혁·개방에서 태어나 개혁·개방으로 흥한 곳이라 할 수 있다"며 "이후 하이난은 폐쇄적이고 낙후된 변방 도서에서 중국에서 가장 개방적이고 활력이 있는 지방중 하나로 발전했다"고 평가했다.
그러면서 특정 후보지를 언급하지 않은 채 "높은 수준의 무역 및 투자의 자유화와 편리화 정책을 실시하는 중국 특색 자유무역항 건설을 모색하겠다"고 밝혔다.
하이난성을 염두에 둔 것으로 보이는 이 자유무역항은 홍콩처럼 상품과 자본, 인적자원이 자유롭게 넘나드는 개념으로 외자도입 확대를 위한 특단의 개방 시책이 채택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시 주석은 그간 개혁개방을 이끌었던 상하이, 홍콩보다도 더 개방도가 높은 자유무역항으로 개발해 대내외에 중국의 시장 개방 의지를 과시하고 새로운 성장 동력을 창출하려 할 가능성이 있다.
시 주석의 이 같은 '하이난 중시'는 덩샤오핑(鄧小平·1904∼1997)이 1992년 초 직접 상하이, 선전(深천<土+川>), 주하이(珠海) 등을 순시하면서 개혁과 개방을 확대할 것을 주문한 '남순강화'(南巡講話)를 상기시킨다.
북쪽 수도권에 슝안(雄安) 신구 건설과 남쪽 남중국해에 하이난 자유무역항 건설로 개혁·개방에서 자신의 위상을 덩샤오핑 이상으로 강화하겠다는 뜻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하이난을 띄우기 위한 정부 차원의 지원 조치도 잇따르고 있다.
선샤오밍(沈曉明) 하이난성 성장은 전날 보아오포럼의 '해상 실크로드상 도서경제' 세션에서 2030년까지 하이난 전지역에 신에너지차량만 운행토록 하는 계획을 추진한다고 밝혔다.
일부 LPG 연료 차량을 포함해 전기차, 하이브리드 차량 위주가 될 것으로 보인다. 하이난 정부기관들이 솔선해 도입한 다음 버스, 택시, 청소차 등 공용 차량에 확대하고 마지막으로 민간 개인 자동차에 보급한다는 계획이다.
선 성장은 이를 통해 전세계 섬 경제체의 녹색에너지 사업에 모델을 제공하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중국 최남단의 열대 섬으로서 하이난의 주력산업인 관광을 더욱 진흥하기 위해 현지 외국계 호텔에 대한 세제 지원책도 강구되고 있다. 이와 관련해 하이난에 도박산업을 허용하는 방안도 검토되고 있다.
보아오포럼이 열리는 보아오진(鎭)에는 러청(樂城)국제의료관광 시범구라는 의료와 관광을 결합한 단지가 조성된다. 국무원은 지난 2일 이 같은 지원사업을 확정하고 현지 의료기기와 의약품 수입 규제를 크게 완화해주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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