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 꽃게 어획량 급감 전망…한숨 쉬는 연평도 어민들

입력 2018-04-11 08:25   수정 2018-04-11 09:15

봄 꽃게 어획량 급감 전망…한숨 쉬는 연평도 어민들
수산연구소 "한파로 꽃게 유생 성장 못 해"…어획량 30∼50% 감소



(인천=연합뉴스) 손현규 기자 = 서해 대표 꽃게 산지인 인천 연평어장의 봄어기 꽃게 조업이 이달부터 본격적으로 시작됐지만, 어민들 얼굴에는 수심이 가득하다.
올겨울 기록적인 한파의 영향으로 지난해 가을어기에 이어 올해 봄어기 어획량도 크게 부진할 거란 어두운 전망 때문이다.
11일 인천시 옹진군과 인천해양경찰서에 따르면 서해 북단 연평어장 어민들은 지난해 12월부터 이어진 휴어기를 끝내고 이달 1일부터 올해 꽃게 조업을 재개했다.
매년 인천 전체 꽃게 어획량의 25%가량을 차지하는 연평어장(764㎢)에서는 산란기 꽃게를 보호하기 위해 4∼6월(봄어기)과 9∼11월(가을어기)에만 조업이 허용된다.
올해 봄어기 꽃게잡이에 나선 어선은 대연평도 41척과 소연평도 8척 등 모두 49척이다. 지난해 20여 척가량이 조업에 나선 것과 비교하면 2배가량 늘었다.
이들은 최근 남북 정상회담이 추진되는 한반도 정세에 부응하기 위해 연평도와 백령도 등 서해 5도가 함께 그려진 한반도기를 어선에 달고 조업한다.
그러나 생계와 직결되는 어획량 전망치가 부정적으로 나온 탓에 어민들 마음이 편치만은 않다.
국립수산과학원 서해수산연구소는 올해 봄어기 인천해역 전체 꽃게 어획량이 130만∼140만㎏에 그칠 것으로 전망했다.
이 가운데 연평어장 어획량은 30만∼40만㎏으로 지난해 봄어기 어획량 62만364㎏과 비교하면 30∼50%가량 감소한 수준이 될 것으로 예상했다.
서해수산연구소 관계자는 "올겨울 한파가 심해 평년보다 수온이 2도가량 낮았다"며 "수온이 낮으니 꽃게 유생의 생체 활성에 영향을 끼쳤고 제대로 성장하지 못했다"고 했다.
올겨울 기록적인 한파로 인천 앞바다에서는 2013년 이후 5년 만에 유빙(流氷)이 관측되기도 했다.



연구소 측은 올해 큰 폭으로 어획량이 줄어들 것으로 전망되자 매년 발표하던 인천해역 꽃게 어획량 예상치를 공개하지 않기로 했다.
서해수산연구소 이 관계자는 "꽃게가 환경에 민감하게 반응해 어획량을 예측하는 게 쉽지 않다"며 "해양수산부와 상의해 올해 봄어기에는 예측치를 발표하지 않기로 했다"고 말했다.
어민들은 지난해 가을어기 때 어획량이 기대만큼 좋지 않았는데 올해에도 어획량 부진이 계속될 거라는 예상에 걱정이 태산이다.
지난해 봄어기 어획량은 전년(15만7천800㎏)보다 4배 가까이 급증했으나, 지난해 가을어기 때 92만5천832㎏에 그쳐 전년(120만7천25㎏) 대비 23.3% 줄었다.
박태원 연평 어촌계장은 "겨울 동안 어선 정비 등 투자를 많이 한 어민들은 어획량이 증가하지 않으면 타격이 크다"고 토로했다.
매년 꽃게 조업 철이 시작되면 극성을 부렸던 불법 중국어선이 올해 서해 북방한계선(NLL) 인근 해상에서 거의 자취를 감춰 그나마 다행이다.
중부지방해경청에 따르면 지난달 초 중국어선 1∼2척이 백령도 인근 해상에서 조업하다가 이달 들어 10여 척으로 늘었다.
그러나 불법 중국어선 단속을 전담하는 해경 서해 5도 특별경비단이 창단하기 전인 지난해 3월 중국어선 170∼180여 척이 한꺼번에 출몰한 것에 비하면 급격히 줄었다.
중부해경청 관계자는 "연평도와 대청도에 특수진압대를 배치해 불법 중국어선에 강도 높게 대응한 효과가 나타나고 있다"며 "봄어기에도 어민들이 안전하게 조업할 수 있도록 강력하게 단속하겠다"고 했다.
son@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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