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 이번엔 하층 카스트 할당제 반대시위 우려…치안 강화

입력 2018-04-10 17:07  

인도, 이번엔 하층 카스트 할당제 반대시위 우려…치안 강화

(뉴델리=연합뉴스) 나확진 특파원 = 인도에서 지난 2일 하층 카스트에 불리한 대법원 결정에 항의하는 시위 과정에서 11명이 사망한 데 이어 이번에는 하층 카스트에 대한 혜택에 반대하는 중·상층 카스트가 대규모 시위에 나설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면서 정부가 치안을 대폭 강화하는 등 바짝 긴장하고 있다.


10일 인도 NDTV에 따르면 연방 내무부는 이날 대학 진학이나 공무원 선발에서 하층 카스트 주민에 대한 할당제에 반대하는 '총궐기'(바라트 반드)가 전국적으로 있을 수 있다면서 각 주 정부에 치안을 강화하고 불의의 사태에 대비하라고 지시했다.
실제로 이날 오전 동부 비하르 주에서는 시위대가 도로와 철도를 막고 시위를 벌였으며 카스트 집단 사이의 충돌도 목격됐다.
이에 따라 북부 라자스탄 주와 우타르프라데시 주 등에서는 소요가 우려되는 일부 지역의 모바일 인터넷 사용을 한시적으로 차단했다. 우타르프라데시 주 피로자바드 등 일부 지역에서는 학교들이 하루 휴교하기도 했다.
라자스탄 주 자이푸르 지역 경찰은 "아직 어떤 단체도 공식적으로 시위 개최를 주장하지는 않고 있다"면서도 "소셜미디어에 시위를 요구하는 메시지가 돌고 있다"고 말했다.
앞서 인도에서는 최하층 카스트인 '달리트'(불가촉천민)에 대한 학대를 방지하기 위해 마련된 '특정 카스트· 부족 보호법'에 규정된 가해자 즉시 체포 규정이 남용 우려가 있다며 대법원이 적용 배제 결정을 내리자, 달리트들이 이에 반발해 지난 2일 전국적인 시위를 벌였다.
이 과정에서 진압에 나선 경찰의 총격과 시위대의 폭력 등으로 모두 11명이 숨지고 수천명이 체포됐다.
이 시위는 연방정부가 대법원의 결정에 재심을 청구하는 등 민심 수습에 나서면서 한풀 꺾였지만, 이후 상층 카스트 주민들이 달리트 출신 주의회 의원의 집에 방화하는 등 카스트 간 갈등은 또 다른 양상으로 이어지고 있다.
인도에서는 지난 2016년 북부 하리아나 주에서 중류 이상에 해당하는 자트 카스트가 달리트 등 하층 카스트에 적극적 평등정책의 하나로 부여되는 공무원·대학시험 인원 할당제를 자신들에게도 확대 적용하라고 요구하며 강경 시위를 벌여 19명이 숨지고 200명이 부상한 바 있다.


rao@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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