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 대입] 25년만에 수시 없어지면 11월1일께 수능→11월말 원서

입력 2018-04-11 10:30   수정 2018-04-11 21:36

[2022 대입] 25년만에 수시 없어지면 11월1일께 수능→11월말 원서

3학년 2학기 수업 교실수업 정상화…지원 횟수 총 9회→6회 거론
전형기간 단축으로 평가 신뢰도 저하·지방대와 전문대 미충원 도미노 등 과제


(세종=연합뉴스) 고유선 기자 = 교육부가 11일 국가교육회의로 넘기기 위해 공개한 2022학년도 대학입시제도 개편 시안을 보면 수시모집과 정시모집을 통합할 가능성에 무게가 실린다. 국가교육회의 공론화 과정을 거쳐 1997학년도에 도입된 수시모집제도가 25년 만에 역사속으로 사라질지 주목된다.
현행 대입전형은 모집시기에 따라 수시모집과 정시모집으로 나뉜다.
통상 9월에 시작하는 수시모집은 ▲ 학생부 위주 전형(학생부종합·학생부교과) ▲ 논술 위주 전형 ▲ 실기 위주 전형으로 나뉘고, 수능 이후 시작하는 정시모집은 ▲ 대학수학능력시험 위주 전형 ▲ 실기 위주 전형으로 나뉜다.

수시모집의 경우 수능 점수 외에 다양한 전형요소로 학생들을 선발한다는 취지로 김영삼 정부 시절인 1997학년도에 도입됐다.
도입 당시에는 전체 모집인원의 1.4%(4천453명)를 선발했지만 불과 10년 뒤인 2007학년도에는 전체 모집인원의 51.5%(19만4천442명)를 뽑아 정시모집을 추월했고, 다시 10년 뒤인 2017학년도에는 69.9%(24만8천669명)을 뽑아 '대세'가 됐다.
하지만 시기상 고3 수험생들이 자신의 수능 점수를 알지 못한 채 지원해야 하고, 수시·정시모집을 함께 준비하는 경우 교과성적·비교과활동·수능에 대한 수험 부담이 너무 크다는 지적이 나왔다.
교육부는 국가교육회의 이송안의 핵심인 '선발시기' 문제에서 수시·정시를 통합하고 수능 이후에 전형을 하는 안을 제1안으로 제시했다.
교육부가 예시한 일정을 보면 수능을 지금보다 약 2주 앞당긴 11월 1일께 치르고 11월 20일께 성적을 발표하면 같은 달 말부터 대학이 원서를 접수하고 전형을 할 수 있다.
고교 3학년 2학기 성적은 교과성적과 출결상황만 대학에 제공하고, 학생마다 6회 안팎의 대입 지원기회를 부여하는 방식이 거론된다.
이렇게 되면 본인의 수능 성적을 모르는 채 대입 지원을 하는 단점이 없어진다. 수시모집에 합격한 학생이 수능에서 좋은 점수를 받아도 정시전형에 지원할 수 없어 수시모집 합격 대학에 등록해야 하는 이른바 '수시 납치'도 없어진다.
9월 수시모집 시작과 함께 3학년 2학기 교실 수업이 제대로 진행되지 않는 '수업 파행'도 막을 수 있다.
<YNAPHOTO path='GYH2018041100040004400_P2.jpg' id='GYH20180411000400044' title='[그래픽] 2022대학입시, 수능 후 원서낸다…25년만에 수시·정시모집 통합' caption=' ' />
오종운 종로학원하늘교육 평가이사는 "수시모집의 장점도 있지만 9월에 시작하다보니 거의 2학기 수업이 파행된다"며 "모집 시기를 12월로 통합하면 이런 근본적인 문제점을 해결할 수 있다"고 전했다.
전형기간이 약 6개월(9월∼다음 해 2월)에서 4개월 이하(11월 말∼다음 해 2월)로 줄고, 전형유형이 단순해지는 효과도 있다.
특히 학종전형에 수능을 전형요소로 활용할 경우 변별력을 높이고 공정성 논란도 어느 정도 잠재울 수 있을 것이라는 게 교육부의 분석이다.
다만, 현재 학생마다 수시모집에 6회, 정시모집에 3회를 지원할 수 있는 점을 고려하면 수시·정시모집이 통합될 경우 학생들이 대입 지원기회가 줄어들 것이라는 우려도 나온다.
이에 대해 교육부는 2018학년도 1인당 평균 대입 지원 횟수가 수시 4.6회, 정시 2.8회인 점을 고려해 6회 안팎의 지원을 허용하는 방안을 내놨다.
교육부 대입정책과 관계자는 "현행 모집단위와 전형요소 등을 바탕으로 시뮬레이션한 결과 수시·정시를 통합해도 6번 정도 지원이 가능할 것으로 본다"며 "다만, 학교별로 전형 일정이 겹칠 수 있어 학생들이 원서를 내는 횟수는 이보다 약간 적을 수 있다"고 말했다.
대학 입장에서는 교과성적 외에 학생의 다양한 면을 살펴봐야 하는 학종전형의 경우 전형기간이 줄면 내실있는 학생 평가가 곤란해진다는 우려도 나온다.
전형기간이 일제히 연말로 밀리면 추가합격자 발표가 늦어지고, 지방대와 전문대 등 일부 대학의 경우 등록을 포기하는 학생들이 많으면 학교가 2월 말까지 학생을 충원하는데 어려움을 겪을 수도 있다. 이에 따라 일반대학의 전형 일정에 밀접한 영향을 받는 전문대 등은 3월까지도 충원을 하지 못해 3월 새 학년도 시작에 타격을 받을 수도 있다는 전망이 많이 나온다. 현행 고등교육법은 새 학년도를 3월 1일 시작해야한다고 정하고 있어 관련법 손질이 필요할 수도 있다.
임성호 종로학원하늘교육 대표는 "12월∼2월에 추가모집이 많게는 10차까지 돌기도 한다"며 "수시·정시 통합의 장점이 많지만, 촉박한 일정에도 대학이 학생들의 연쇄적인 이동에 따른 미충원 문제를 받아들일 수 있는지는 또 다른 논의점"이라고 분석했다.
cindy@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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