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BI, 돈거래 과정서 트럼프와 대화내용 등 연관 가능성 조사
(서울=연합뉴스) 김연숙 기자 = 미국 연방수사국(FBI)과 연방검찰이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개인 변호사 마이클 코언의 집과 사무실을 압수수색한 것은 트럼프 대통령의 성관계 합의금과 관련한 기록을 확보하기 위한 목적이라고 뉴욕타임스(NYT) 등 미 언론이 10일(현지시간) 보도했다.
FBI와 검찰은 전날 오전 뉴욕 맨해튼에 있는 코언의 자택과 사무실을 압수수색해 그의 이메일과 납세자료, 사업기록 등을 가져갔다.
NYT는 수사 사정을 잘 아는 복수의 인사들을 인용, FBI가 트럼프 대통령과 성관계를 가졌다고 주장하는 여성 2명에게 돈을 지급한 기록을 찾고 있다고 전했다. FBI는 개인 변호사 코언뿐만 아니라 연예잡지 '내셔널 인콰이어러'를 소유한 '아메리카 미디어'와 관련한 정보를 찾고 있다.
성인잡지 '플레이보이'의 모델로 활동했던 캐런 맥두걸은 2006년 트럼프 대통령과 관계를 가졌으며, 이에 침묵하는 조건으로 내셔널 인콰이어러를 소유한 '아메리칸 미디어'로부터 15만달러를 받았다고 주장하고 있다. 아메리칸 미디어의 최고 경영진은 트럼프 대통령과 친분이 있다.
또 '스토미 대니얼스'라는 예명의 전직 포르노 배우 스네파니 클리포드 역시 2006년 트럼프 대통령과 성관계를 했다고 주장한다. 코언은 2016년 대선일이 임박했을 때 클리포드에게 입막음용으로 13만달러를 전달했다.
FBI는 이와 함께 트럼프 대통령과 무관하게, 코언의 택시사업과 관련한 기록을 들여다보고 있다고 NYT는 전했다. 코언은 뉴욕 맨해튼에서 택시 200대 이상을 소유하고 있다.
코언은 이날 CNN과의 인터뷰에서 "클리포드에게 돈을 지급한 것과 관련해 내가 한 일은 모두 적법한 것이었다"고 항변했다. 그는 "집과 사무실이 압수수색을 당해 기분이 좋지는 않다"면서도 압수수색을 나온 FBI 요원들은 매우 전문적이고 정중하고 공손했다"고 말했다.
그는 이전에도 클리포드에게 13만 달러를 건넨 사실은 인정하면서도, 트럼프그룹이나 트럼프 대통령과는 관계없이 자신이 지급한 '개인 간 거래'라고 밝힌 바 있다.
이번 압수수색은 트럼프 대통령에게 닥친 정치적 시련이 심각한 법적 문제로 비화할 수 있음을 시사한다. 수사당국이 돈 지급 문제를 두고 코언과 트럼프 대통령이 나눈 대화 내역 추적하고 있을 수 있다.
다시 말해 '개인 간 거래'라는 코언의 주장에도 불구하고 클리포드에게 지급한 돈이 트럼프 측으로부터 나왔을 가능성을 배제하지 않고 있다는 얘기다.
압수수색 당일 기자들 앞에서 "마녀사냥", "이 나라를 공격하는 행위"라고 비난한 트럼프 대통령은 여전히 분노를 삭이지 못하고 있다.
공개적으로 법무부 장관과 차관에 대한 분노를 표출한 데 이어, 사석에서는 이미 클리포드에게 합의금 지급 사실을 인정한 코언에 대해서도 불평을 쏟아내고 있다고 측근들이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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