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루먼 전단…순양함ㆍ구축함 7척으로 구성, 미 "통상적인 배치"
유사시 주요 표적 공습과 토마호크 순항미사일 발사 임무 수행
(서울=연합뉴스) 김선한 기자 = '시리아 화학무기 공격 사태'의 진상조사를 위한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결의안이 부결되면서 시리아에 대한 서방진영의 독자적인 군사 행동 가능성이 제기된 가운데 미국이 항공모함 전단을 중동에 파견한다.
미군 기관지 성조지, 밀리터리 닷컴 등 미언론은 배수량 10만3천t의 핵 추진 항모 해리 트루먼 항모전단이 11일(현지시간) 모항인 미 버지니아주 노퍽 항을 출항, 지중해 해역으로 향한다고 10일 보도했다.
미 해군은 이 전단의 파견이 4개월간의 중동해역 임무를 마치고 지난달 서태평양으로 이동한 시어도어 루스벨트 항모전단과의 임무 교대라고 밝혔다.
트루먼 항모전단은 타이콘데로가급 유도 미사일 순양함 노르망디, 이지스 유도 미사일 구축함 알레이버크, 구축함 제이슨 던햄 등 모두 7척의 수상함정과 6천500여 명의 승조원들로 구성돼 있다.
미 해군은 또 독일 해군의 유도 미사일 호위함 헤센도 트루먼 항모전단에 합류해 초계 임무 등을 지원한다고 밝혔다. 미 해군 대변인은 트루먼 항모전단의 이번 배치가 "사전에 계획된 것"이라고 강조하면서도, 중동해역 도착 시기와 배치 기간 등 구체적인 내용은 밝히지 않았다.
군사 전문가들은 트루먼 항모전단이 인도양과 걸프만을 담당하는 미 해군 5함대와 지중해를 관할하는 6함대 작전 해역에서 활동할 것이라고 전했다.
함대사령부 직속인 트루먼 항모전단은 2015년 중동해역에 배치돼 극단주의 무장세력 '이슬람국가'(IS)소탕전을 지원한 후 귀항했다. 이 전단은 귀항 후 다시 10개월간의 유지보수를 거쳤다.
미 해군은 보도자료를 통해 "트루먼 항모전단이 우방과 해상 안보 및 안보 협력 작전을 수행할 것"이라며 "이와 함께 '위기 대응 능력을 제공하는 한편 유럽과 중동해역에서 전진 배치된 해상전력으로 역내 안보 협력을 강화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1998년에 취역한 트루먼 함은 니미츠급 핵 추진항모 가운데 8번째로 제1 항모비행단 소속 F/A-18EㆍF '슈퍼 호넷,' EA-18G '그라울러' 전자전기, E2D'호크 아이' 조기 경보기, MH-60RㆍS '시호크' 중형헬기 등 90여 대의 함재기를 운영한다. 이 항공전력은 웬만한 중형국가의 항공력과 맞먹는다는 게 군사 전문가들의 평가다.
미 일간 월스트리트저널(WSJ)는 시리아 정부군의 화학무기 사용 의혹과 관련해 미국이 군사적 응징을 위해 유도 미사일 구축함 한 척을 시리아 해안으로 이동시켰다고 보도했다.
WSJ는 또 미 해군 구축함 도널드 쿡이 이미 지중해 동부 해상에 배치됐고, 구축함 포터도 시리아에 며칠 내로 도착할 수 있어 지시만 내려지면 군사작전을 할 수 있다고 전했다.
미국은 작년 4월에도 시리아에서 발생한 화학무기 참사를 추궁하며 지중해에 있는 구축함 포터와 로스를 이용해 시리아 공군기지에 토마호크 순항미사일 59발을 발사했다.
전문가들은 미국이 보복 공격을 하면 시리아의 과거 화학무기 공격과 관련된 시설에 집중할 가능성이 있다고 내다봤다. 시리아 정부군은 7일 밤 시리아 수도 다마스쿠스 동쪽 동(東)구타의 최후 반군 거점 두마에 화학무기로 의심되는 공격을 가해 어린이를 포함해 70명 이상이 숨지고 수백 명이 부상하는 참극을 일으켰다고 외신은 전했다.
shkim@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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