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당 "청와대 오만·독선이 하늘 찔러…인사부실 국정조사 추진"
효성 조현문 부인 거액후원금, 유럽 출장시 유명 관광지 일정 등 문제제기
(서울=연합뉴스) 이한승 이슬기 기자 = 자유한국당은 11일 김기식 금융감독원장의 사퇴를 압박하며 파상공세에 나섰다.
초반에는 김기식 금융감독원장의 '갑질 외유' 논란을 의혹 제기의 중심에 뒀지만, 이제는 후원금 모금과 정치자금 사용처, 해외 출장 중 유명 관광지에 일정에 이르기까지 의원 시절 의정활동 전반으로 전선을 넓히는 모양새다.
김 원장에 대한 국민의 여론이 갈수록 악화하고 있다고 보고, 사퇴를 압박하는 데 당력을 집중하고 있는 것이다.
김성태 원내대표는 이날 원내대책회의에서 "김기식을 지키려는 청와대의 오만과 독선이 하늘을 찌르고 있다"며 "야당 인사가 이 정도였으면 벌써 압수수색을 하고 소환통보를 하고, 모든 언론은 한국당이 간판을 내리지 않으면 안 될 정도로 두들겨 팼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 원내대표는 "참여연대 출신 (조국) 민정수석의 검증이 모두 부실로 드러나고, 대변인 해명도 거짓으로 판명난 만큼 누가 김기식을 추천했고 어떻게 검증했으며, 부실 원인이 어디 있는지 철저히 따지기 위해 국정조사를 추진할 수밖에 없다는 사실을 밝힌다"고 밝혔다.
윤재옥 원내수석 부대표는 "민주당 국회의원들이 어제 더미래연구소에 대한 악의적 흠집 내기를 중단하라는 성명을 발표했다"며 "더미래연구소 강연이 국정감사 기간인 9∼11월 진행됐고, 대선을 전후해 3기 강연이 있었으며, 수강대상이 정무위 피감 기업·협회·공공기관 등의 대관 담당자들이었다. 자발적으로 참여했다고 하면 지나가는 소가 웃을 일"이라고 비판했다.
윤 수석부대표는 "더미래연구소가 피감기관을 상대로 영리 행위를 한 게 아닌지 묻지 않을 수 없다"며 "한국당의 여의도연구원에서 이런 일을 했다면 어떤 반응이 나오겠나. 대국민사과를 하고 연구소 존폐 문제를 검토해야 한다"고 꼬집었다.
한국당은 김 원장과 관련한 추가 의혹도 전방위로 제기했다.
김성태 원내대표는 이날 김 원장이 19대 국회의원 임기 만료 직전 새정치민주연합(더불어민주당 전신) 의원들의 모임 '더좋은미래'에 5천만원을 후원한 사실을 언급했다.
김 원내대표는 "김 원장은 자신의 정치자금으로 더좋은미래와 자신이 설립한 더미래연구소에 매달 20만 원씩 회비를 납입한 데 이어 19대 국회의원 임기가 끝나는 2016년 5월 19일 더좋은미래에 무려 5천만 원을 연구기금 명목으로 한꺼번에 계좌이체를 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당시 더좋은미래 사무실은 의원회관 902호고, 김 원장의 당시 사무실도 의원회관 902호였다"며 "19대 국회 당시 의원회관 902호에서 무슨 일이 벌어졌는지 분명하게 밝혀야 한다"고 촉구했다.
국회의원 시절 김 원장이 받은 정치후원금을 둘러싼 논란도 일고 있다.
언론 보도에 따르면 김 원장은 2015년 4월 국회 정무위원으로 활동하며 조현문 전 효성그룹 부사장의 부인으로부터 500만 원의 후원금을 받았다. 조 전 부사장은 지난 2014년 친형인 조현준 당시 사장을 배임·횡령 혐의로 검찰에 고발했다.
김 원장은 후원금을 받고 5개월 뒤인 9월 금융감독원에 대한 국정감사에서 조현준 당시 사장에 대해 금감원 조사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김 원장은 기자들을 만나 조 전 부사장에 대해 "대학교 후배"라며 "속기록을 보면 알겠지만 효성 사안은 문제가 있어서 국감 때 나뿐만 아니라 다들 질의를 했던 사안"이라고 말했다.
또한, 김 원장이 2015년 대외경제정책연구원(KIEP)의 후원으로 유럽 출장을 갔을 때 관광을 다닌 일정이 추가로 공개됐다.
당시 김 원장은 벨기에 브뤼셀에서는 워털루 전쟁기념관을, 이탈리아 로마에서는 콜로세움과 바티칸 대성당을, 프랑스에서는 알프스의 유명 관광지인 샤모니를 찾았다.
피감기관의 돈을 받아 떠난 출장 기간에 여러 관광지까지 방문한 것으로 '도덕적 해이'라는 비판을 피하기 어려워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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