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하이=연합뉴스) 정주호 특파원 =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이 보아오포럼 연설 직후 남중국해에서 훈련 중인 항공모함 랴오닝(遼寧) 전단을 상대로 해상 열병에 나선 것으로 알려졌다.
홍콩 빈과일보는 시 주석이 10일 보아오포럼 개막식 연설 직후 인접한 하이난(海南)성 동부 해안지역에서 훈련 중인 랴오닝함 전단을 검열했다고 소식통을 인용해 11일 보도했다.
시 주석은 보아오진에서 머지 않은 충하이(瓊海)시 탄먼(潭門)진으로 이동해 현지 시찰활동을 하면서 이들 함대를 상대로 관함식(觀艦式·국가원수가 직접 자국 함정을 검열하는 행위)을 가진 것으로 알려졌다.
시 주석이 랴오닝함 함상에 올랐는지 여부는 확인되지 않았지만 중국에서 최고지도자가 이처럼 해상 열병에 나선 것은 전례없는 일이다.
중국 해군은 지난 5일부터 보아오포럼이 폐막하는 이날까지 하이난(海南)성 동쪽의 남중국해 해역에서 대규모 군사훈련을 벌였다. 위성사진 분석 결과 이번 훈련에 랴오닝함을 포함해 모두 43척의 해군 함정이 동원된 것으로 나타났다.
시 주석은 오는 23일 중국 해군절을 앞둔 이번 훈련의 해상 열병 형식을 빌어 중국의 해군 전력을 대외 과시하고 남중국해 영유권 문제에서 미국에 밀리지 않겠다는 의지를 내비치고 있다.
하지만 중국 관영매체들이 아직 시 주석의 해상 검열 소식을 전하지 않고 있다는 점은 중국이 대외 무력과시에 신중을 기하고 있다는 관측도 가능하다.
현재 중국은 미국과 무역, 대만, 남중국해 등 문제에서 서로 일전을 치르는 중이다. 중국은 트럼프 대통령이 이들 현안을 '카드'로 잡고 시 주석과 모종의 '거래'를 시도할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
남중국해 대부분의 해역에 대한 영유권을 주장하며 다른 국가의 간섭 행위를 배척하고 있는 중국은 시 주석의 해상 사열을 통해 남중국해 문제 만큼은 결코 양보할 수 없다는 뜻을 피력하고 있다.
이를 위해 중국은 해군 전력을 급속히 증강하고 있는 중이다. 국제전략문제연구소(IISS)의 분석에 따르면 2000년부터 2017년까지 중국이 건조한 잠수함, 구축함, 프리깃함의 총중량은 인도, 일본, 한국 등 아시아 3대 주요해군의 총합을 넘는다.
한편 중국 랴오닝함을 견제하기 위해 남중국해에 전개됐던 미 항모 시어도어 루스벨트(CVN-71) 전단은 훈련을 마치고 필리핀 마닐라로 이동 중인 것으로 나타났다.
미국 네이비타임스는 루즈벨트함이 필리핀의 군 장성과 언론인을 초청해 남중국해 해상에서의 함재기 이착륙 훈련 등을 소개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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