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면종복배 두 얼굴 제거해야" 정치적 숙청 예고
(선양=연합뉴스) 홍창진 특파원 = 중국 충칭(重慶)시 기율검사위원회가 비리 혐의로 낙마한 쑨정차이(孫政才·54) 전 충칭시 당서기를 "정치생태의 거대 오염원이었다"며 원색적으로 비판했다.
11일 중국 봉황망 등에 따르면 충칭시 기율위는 최근 열린 회의에서 "쑨정차이, 보시라이(薄熙來) 두 전 충칭시 서기가 당 중앙의 권위와 지도를 심각하게 훼손했다"며 "쑨정차이가 충칭시 정치생태의 거대 오염원이며 보시라이는 정치생태의 나쁜 풍속을 처음 만들었다"고 비판했다.
충칭시 기율위가 심각한 기율 위반 혐의로 이미 몰락해 재판을 받거나 복역 중인 두 전 서기를 새삼스럽게 '악의 축'으로 지목한 것은 천민얼(陳敏爾·58) 현 충칭시 서기의 향후 정치적 위상과 관련된 것으로 보인다.
천 서기는 지난해 19차 전국대표대회(당대회)에서 정치국 상무위원에 포함되지 않았지만, 시진핑(習近平) 국가주석의 신임 속에 25명의 정치국 위원에 오르면서 유력한 차기 후계자로 거론된다.
이 때문에 한때 차기 지도자 후보에 올랐던 쑨정차이와 시 주석의 정적인 보시라이의 비리 잔재를 일소함으로써 시 주석이 주도하는 반부패 사정 작업을 강화하고 천 서기의 정치적 입지를 다지려는 포석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시 주석은 지난달 열린 양회(兩會·전인대와 전국인민정치협상회의)에서 충칭시 대표단 심의에 참가해 천 서기에게 힘을 실어주기도 했다
충칭 기율위는 "쑨정차이의 나쁜 영향과 보시라이의 독소를 철저히 제거해야만 짐을 내려놓을 수 있고 단결하여 앞으로 나아갈 수 있으며 이는 충칭의 가장 중요하고 긴박한 정치임무"라고 강조했다.
기율위는 "정치 기율과 정치규정을 엄격하고 공정히 적용해 당에 충실하지 않고 면종복배하는 두 얼굴의 사람들을 즉시 가려내 제거해야 한다"고 밝혀 향후 쑨정차이, 보시라이 계열 인사에 대한 정치적 숙청을 예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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